매일 쓰는 글

인스타

by 푸른검정색

요즘 나에게는 매일같이 하게 되는 두 가지 일이 생겼다.

하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문장들과
기억 속 어딘가에 깊이 박혀 있던 단어들을 꺼내어 인스타그램 릴스 형태로 짧게나마 적어보는 일이다.
마치 쏟아지는 감정의 파편들을 하나씩 주워 담듯이 적어나간다.

누군가 봐주었으면 좋겠고, 그보다 먼저는 내가 내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서, 매일 그렇게 짧은 글을 남긴다.

또 하나는, 글씨 교정과 캘리그래피 독학 책을 펼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가는 일이다.
단순히 글씨를 예쁘게 쓰기 위해서라기보단, 지금의 마음을 한 자 한 자 눌러 담는 그 시간이
어쩌면 나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인 듯하다.


사실 어릴 적의 나는 글 쓰는 걸 참 싫어했다.

내 생각이, 감정이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것이 꺼려졌고,
그게 무서웠다.
그런 내가 이제는, 누구라도 내 마음을 조금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써 내려가고 있다.

아마도, 내 감정이 너무 커서 누군가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게 싫어진 걸지도 모른다.

그 감정을 억지로 숨기기보다, 글이라는 방식을 통해 조금씩 흘려보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감정이 넘칠 때 제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휘청인다.
그리고 그 휘청임 안에 누군가 가까이 있다면 그 감정의 파도가 상대에게 큰 상처로 닿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문장을 쓴다.

내 안의 깊고 무거운 마음이 그 사람에게 흘러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막고, 성을 쌓는다.
감정을 가두고 그 위에 글을 얹는다.

그렇게 쌓아 올린 문장들은

어느 날은 애틋하고 애절하게,

또 어떤 날은 스스로도 민망할 만큼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고 쓴다.

어쩌면 이건 누군가에게 닿기 위한 글이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한 글일지도 모른다.

넘치는 감정 때문에 누군가를 잃은 나에게 쓰는 글일지도 모른다.
감정이 흘러넘치지 않게 붙잡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자, 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작은 저항인 셈이다.


“다시 오지 않을 어제의 너를 만나
가장 빛나는 오늘을 함께 보냈고
영원할 줄 알았던 내일의 추억에 있어”

–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 짧은 문장을 오늘도 적었다가, 지웠다가,
다시 적어본다.

그리움이 남기 전에,
마음이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담아두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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