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라는 예행연습 1

by 시준아빠

퇴근 후, 유제이는 거실 소파에 기대 눈을 감았다.

오늘도 블로그 글 하나를 올리고,

선물 코인 포지션을 끊고 나왔다.

아쉽긴 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그는 매일 저녁, 조용한 시간에 ‘한 가지 숙제’을 했다.

상상하는 시간. 처음에는 단순했다.


‘강연장에서 청중 앞에 서 있는 내 모습.’

‘작가 소개란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책 표지.’

‘공익재단 창립총회에 참석한 사람들.’


그 장면들을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그려보다 보면,

뭐랄까… 그게 그냥 꿈은 아닌 것 같았다.

마치 기억을 되짚는 것처럼 생생했고,

마음속이 따뜻하고도 단단해졌다.


어느 날은 자신이 좋아하는 호텔의 조식 레스토랑에 앉아

의자에 등을 기대고 신문을 보는 상상을 했다.

앞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웃고 있었고,


유지원은 자신이 만든 '청소년 창업 실험실'에 대한 이야기를

흥분된 얼굴로 꺼냈다.


“아빠, 거기 참가자들 중에 진짜 앱 만들어서 상 받은 팀도 있었대!”


유제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너처럼, 자기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이 만든 거겠지.”


어떤 날은 자신이 설립한 투자 연구소의 내부를 상상했다.

넓은 회의실에는 젊은 연구원들이 모여 있고,

화면에는 ‘자산설계 프로젝트’, ‘투자 커뮤니티 플랫폼’ 같은 주제가 걸려 있었다.


그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한 연구원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이번 실험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8% 넘었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네요.”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숫자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건 결국… 지속성입니다.”


현실의 그는 여전히 작은 투자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그런 상상 속에서는 이미 누군가의 미래 설계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었다.

돈도 명예도 중요했지만, 그건 부산물이었다.

진짜는… 자기가 되고 싶은 모습이 되는 것,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상상을 ‘사치’가 아니라 ‘예행연습’이라 불렀다.

언젠가 반드시 마주하게 될 풍경을

미리 마음으로 걷는 시간.


그날 밤, 유제이는 상상 속에서

1,000억 자산가가 된 자신을 또렷이 보았다.

하지만 그가 제일 자주 꺼내보는 장면은…

강연이 끝난 뒤,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건넨 말이었다.


“저… 사실 저도 퇴사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는 두렵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그 말 한마디가, 더 큰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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