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욕구와 범죄
오늘은 다소 은밀하고 예민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나는 남자이고, 내가 거주했던 장소는 남자 청소년 단기 쉼터였다. 그리고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자위를 한다.
통계적으로 성인 남성은 2-3일에 한 번, 60대 남성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자위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인이나 노년기보다 훨씬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은 이보다 더 많이 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는 이 자위행위라는 것이 단순한 성욕의 배출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그게 합법적이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범위 내에서).
하지만 정말로 청소년 쉼터에서는 이런 청소년들의 성적 권리가 존중되고 있을까? 그리고 쉼터에서 실제로 청소년들은 어떻게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언급해보고자 한다.
눈치 빠른 독자님들은 제목에서 눈치를 챘듯이 안타깝게도 쉼터에서 청소년들의 성적인 욕구 해소는 그저 참아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은밀하고 개인적인 부분에서 해소되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특히나 내가 거주했었던 청소년 쉼터에서는 혼자서 오랫동안 화장실을 차지하고 있는 건 금기에 가까웠다. 우선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다는 것도 그 이유였지만, 사실 더 복잡한 이유가 있었는데 이전에 퇴소한 청소년 중 한 명이 화장실에서 자신의 몸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가 이를 유도한 건 아니었었고, 흔히 ‘랜선 채팅(인터넷 어플을 통한 무작위적인 만남)’을 통해서 상대방과 채팅을 통해 음란물을 접한 것이었다.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몸을 찍어 송신하고, 상대방이 보낸 사진을 감상하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물론 상대방은 여성을 사칭한 범죄자였고, 피해자의 연락처까지 알아내 사진을 지인들에게 전송하겠다는 연락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남자 청소년들이 인스타 메시지를 통해 여자 친구를 구하려 하거나, 어떻게든 여자친구를 만들려 하는 등의 행동이 목격되기도 했다.
물론 여자친구를 사귀고, 성행위를 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콘돔을 구매해서 성행위를 즐기는 것도 개인의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성적 충동 때문에 청소년 쉼터생들이 범죄의 길에 빠지는 건 어떡해야 할까. 실제로 내가 퇴소하고 난 뒤 들어온 쉼터생은 다른 본인보다 어린 여자 단기 쉼터생과 연인 관계가 되기도 했다. 단순한 연인 관계였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가정환경이 불우하고 나이가 어린 여성의 경우에는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대상이 되기 쉽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나는 이러한 문제들이 전부 쉼터 청소년들의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공간이 없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성행위를 위한 돈을 지급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쉼터의 공간적인 설계에서부터 몰래 자위행위를 해소할 수 있는 개별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심지어 본인의 경우만 해도 성적 욕구를 해소할 장소가 없다는 것이 매우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다행히도 나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월에 한두 번씩 모텔에서 개인적으로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수 있었다. 내가 지인에게 ‘너는 성적인 욕구를 어떻게 해소해?’라고 물었을 때, 길거리 화장실에서 몰래 해소하고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성적인 욕구는 나쁜 게 아니다. 당연한 것이고 인체의 신비다. 그렇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범죄로 뻗어나가게 만드는 환경. 그리고 길거리 화장실에서 욕구를 발산해야만 하는 현실이 슬프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러한 당연한 권리는 주목받지 못한 채로 묵살되기 일쑤다. 왜냐하면 해체 가정 아이들에게 개인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건 예산적인 문제가 크다.
그렇다면 어떡해야 할까. 오늘도 나는 고민을 계속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어 슬프기만 하다.
이런 이유들이 하나둘씩 모여 내가 청소년 쉼터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한 결심이 되었다. 부디 이런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