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웃기웃(4)-부산편_1

부산 뿌수기

by 고릴라

뚜루루루- 뚜루루루- 탁.

있잖아, 부산갈래? / 헐, 좋아.

그녀의 흔쾌한 수락으로 시작된 2박3일 부산 여행기.


부산 도착. 친구는 이틀 째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 날 하루는 나혼자 채워나갈 홀로데이. 부산은 처음이라 설렌다. 나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1. 부산역 도착 -> 2. 밀면 -> 3. 카페 -> 4. 흰여울마을 -> 5. 게스트하우스 파티 -> 6. 취침

완벽해. 그렇다. 나는 P다. 이 정도면 훌륭한 계획이지. 어서 가보자구-.


첫번째로 부술 것은 밀면(1984 이바구 밀면). 부산역 나와서 걷다가 눈에 보이는데 들어갔다. 물밀면. 음-. 내 스타일이야. 냉면이랑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육수에서 한방 고기 향이 진하게 났다. 면도 잘 끊겼다. 왜 부산에서 밀면이 유명해졌을까. 궁금증 가지고 호로록. 이것은 나의 고질병인데, 궁금해만하고 그 답을 찾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찾아보자. 한국 전쟁 피난지였던 부산. 당시 미군의 구호물자로 밀가루가 공급되면서 밀면을 만들어먹기 시작했고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든 그 역사와 의미를 알게 되면 달리 보이는 법. 밀면, 너 유명해질 자격 있어.


두번째로 부술 것은 카페(브라운핸즈백제). 후식 아아는 필수다. 나는 하루에 카페인 한 잔을 필수로 마신다. 커피를 마셔야 머릿 속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느낌이랄까. 얼그레이 쉬폰 케이크도 같이 시켰다. 단씁단씁. 여기야말로 요즘 흔히 말하는 느좋 카페. 분좋카(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느좋 카페(느낌 좋은 카페)로 유행어가 바뀐 모양이다. 유행어는 누가 만드는 걸까?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항상 유행의 꼬리에 탑승하는 나는 알 수가 없다. 근데 내가 만든 말이 유행하면 뭔가 뿌듯할 듯.


세번째로 부술 것은 해변 마을(흰여울문화마을). 바다다! 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사는 건 어떤 기분일까? 흔한 육지 사람의 궁금증. 구불구불 길을 따라 바다와 마을을 구경한다. 골목골목 벽화랑 가게들이 쏙쏙. 한 소품샵에 들어갔다. 구석에서 대파 인형이 나 좀 사쇼- 나 좀 사쇼- 애처로운 눈빛을 보낸다. 매정하지 못한 나는 결국 구매. 귀여운 녀석, 내가 잘 달고 다녀야지. 셀카봉 들고 셀카 100장 찍다가 보인 인생네컷 가게. 또 한 방 찍어줘야지. 셀카봉 사진이랑 인생네컷 사진은 다르다. 뭐가 다르냐구? 그냥 달라요. 히히. 둘 다 소중한 추억.


네번째로 부술 것은 게스트하우스 파티(첵앤아웃 게스트하우스). 게하도 처음이고 게하 파티도 처음이다. 살면서 한번쯤은 참여해보고 싶었던 게하 파티. 모르는 사람과 우연히 만나 즐겁게 떠드는 경험, 해보고 싶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파티에 갔다. 참여 인원은 나포함 3명. 평일이라 파티 참여 인원이 많지 않았다. 3명이서 알차게 놀아보자! 안주도 다양하고 술도 무한리필.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잔, 두-잔 호로록. 나는 한 때 모든 걸 책으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게 훨씬 많다는 걸. 이 날은 넓은 세상,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며 마무리됐다.


숙소에 들어가니 완전 기절-. 하루를 정리할 새도 없이 꿀잠잤다. 뭐 어때, 여행은 우당탕탕해야 제 맛이지.

나머지 부산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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