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 없다' & 무대인사 후기

by Channel Orange


이번 10월 3일, 운좋게 동아리에서 어쩔수가 없다 무대인사를 보내주어 다녀왔다.


이번 무대인사는 왕십리에 있는 cgv에서 진행했다.

왕십리가 서울 내에서는 내 집과 꽤 거리가 있어서 덕분에 가는 길 내내 서울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왕십리에 도착했다. 나 같은 시골쥐에게는 서울에서 아무거나 봐도 다 재밌다. 서강대역에 내려서 서강대 캠퍼스를 잠깐 구경했다가 충무로에 가서 거리를 좀 구경하다 왕십리에 도착했다.


왕십리역에 내리면 같은 건물 5층에 cgv가 있는데 찾는데 꽤 애를 먹었다. 이윽고 도착한 곳에서 티켓을 받고 드디어 입장했다.


자리는 선착순으로 앞자리부터 배정해주는 것 같았는데 이럴 거였으면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다


영화 종영 후에 무대인사가 진행되는 형식이었다.


나는 무대인사가 팬사인회(?)같은 개념처럼 생각해서 좀 거창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한 10분 정도도 안돼서 끝난것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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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차례로 박찬욱 감독과 주조연 배우가 잇따라 입장했다. 살면서 영화배우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한 분 씩 돌아가면서 영화에 관한 이야기 혹 스몰토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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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인사 이후 박희순 배우가 소리를 가장 크게 지른 분께 영화 굿즈? 를 주는 이벤트를 했는데 이때 배우분이 올라오면서 이때 좀 가깝게 볼 수 있었다. 모든 배우가 올라와서 순회하는 그런것도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음. 대신 반대쪽에선 그동안 이병헌 배우와 박찬욱 감독님이 몇 분 사진을 찍어주시긴 했다.

예매해서 가시는 분들은 참고해서 앞 쪽 자리 선점하면 좋을 듯하다.


이렇게 뭔가 허무하게 무대인사 끝이 났다. 내가 넘 뒷자리+ 벽쪽이라 잘 안보여서 감흥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살면서 한 번 쯤은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어쩔수가 없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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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


아내 ‘미리’(손예진),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만수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는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만수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는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문 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

‘선출’(박희순) 반장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문 제지]의 자리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격이라고 확신한 만수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 중 하나가 영화 티저를 봤을 때 내가 얼추 예상한 내용이랑 완전 딴판이었다는 것이다. 영화 보기전에 뭐라도 스포당하는게 싫어서 시놉시스랑 메인 예고편도 안보고 보러갔는데 티저만 보고 간게 오히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예상을 역전시켜서 보는 맛이 있던 것 같다.


어쩔수가 없다가 이번에 15세로 나오면서 박찬욱의 영화가 19세가 아닌 것에 실망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애초에 박찬욱 감독이 일부로 15세로 낮췄다고 밝히면서 이번 영화들과 다르게 좀 더 대중적일거라고 말했다. 박찬욱적인 이상함이 없고 지금까지의 영화 중에서 가장 웃기다고.

15세 등급의 수혜를 본 내 생각은 일단 15세로 낮춘거 못지 않게 영화의 주제를 가지고 재밌게 만들었다. 청불인 올드보이 못지 않는 느낌? 솔직히 올드보이는 내용상 좀 잔인한 부분이 나오는데 어쩔수가 없다는 주제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15세로 맞춰진것 같기도하고.


그리고 영화도 정말 웃긴 포인트가 많았다. 진짜 박찬욱식 개그가 많이 들어가서 이전까지 영화 중에선 제일 웃긴게 맞긴 한 것 같다.


이번에 영화가 나온 뒤 대중 평가를 보니 좀 평이 낮은 경향이 있었다. 낮은 평에 관련한 논란 중에 하나가 영화가 이해가 안돼고 너무 어렵다는 불만이 많은 것이다. 여론을 보면 너무 난해해서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과 낮은 평을 준 사람들을 무식하다 단정지으면서 알량한 지식을 내비치는 사람끼리 충돌하고 있다. 전에도 이런현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걸 보면 참 괴이하다. 단순히 자기 수준에서 영화가 이해가 안된다고 그 영화는 못만든 영화다 라고 깍아내리는 것도 정말 볼품없는 짓이지만 그 속에서 그런 대중들을 우매하다며 선민의식을 갖는 사람도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하나 갖고도 이렇게 까지 갈등이 생겨야하나 싶다.

영화는 대중문화로서 단순히 스낵무비처럼 소비되는 영화도 있는 반면 이렇게 사회문제를 끌고 오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그것에 대한 공론장을 열게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박찬욱이 얘기하고자 했던 바는 뭘지 생각해보면서 관람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보고 이해가 되던 잘 안되던 영화 해설을 많이 찾아본다. 내가 캐치하지 못하거나 같은 포인트를 두고도 나와 다른 사람의 해석이 다르기도 하기에 영화를 다각도로 사유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나 이번에 영화 q&a에 답변하는, 영화 해설 영상을 감독이 직접 나와서 찍었는데 영화가 이해가 안되는 사람은 그런 영상을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어쩔수가 없다는 여러가지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실업 문제도 다루고 있고 AI와 관련한 일자리나 가족에 대한 문제도 들어가있다. 사물이나 인물을 통한 메타포도 많고 여러 문제를 병렬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회차 관람하면서 톺아봐도 좋을 것 같다.

단순하고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작 중 엄혜란이 연기하는 아라가 범모에게 말하는 "실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네가 실직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게 문제라고!" 라는 대사가 있는게 이게 핵심 주제인 것 처럼 보인다.


한 가지 보면서 의문이 들었던 건 만수의 행동이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야했냐는 것이다. 경쟁자를 제거한다는 발상이 곧바로 총을 이용한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이 핍진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오히려 더 몰입되게 한 것 같다. 미국 소설을 각색하면서 총이라는게 한국 정서에 좀 안맞아서 그렇게 된건가 싶기도 하다.


평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만수가 살해하게 되는 범모, 시조, 선출과 만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고 그들이 만수의 페르소나라는 것이었다. 이 사건이 모두 만수의 자기복제적 환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각 인물 마다 연결점이 있는 것 같긴하다. 솔직히 이런건 생각 못했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인물들의 연기도 말할 것도 없고 미술이 진짜 좋다. 자리는 하나이고 경쟁자는 4명이라는 전제도 흥미롭다.


이번 연휴에 꼭 한 번 보는 것을 정말 강추한다.



<어쩔수가 없다> 별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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