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여름(2) 교환,결합,분배 법칙

중학교 수학 수업 - 여름 (2)

by Galaxy샘

교실 창문을 열면 뜨거운 공기가 확 들어옵니다.

뜨겁기는 하지만 이러한 공기가 있어서 우리가 숨을 쉬듯이,

수학에서도 공기와 같이 없으면 절대 안 되는, 기본적인 연산 법칙 삼총사가 있으니,

바로, '교환법칙', '결합법칙', '분배법칙' 입니다.


중학교 2, 3학년 선배님들에게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세 가지 법칙,

마치 아침에 일어나서 무의식적으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밥을 먹듯이

수많은 수학 문제들을 계산할 때, 교환법칙, 결합법칙, 분배법칙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교환법칙은, 앞 뒤를 바꾸어도 등호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덧셈과 곱셈에 대해서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요.

a + b = b + a , a×b = b×a

하지만 뺄셈과 나눗셈에서는 앞 뒤를 바꾸면 절대 안 됩니다.

5 - 3 과 3 - 5가 다르다는 것, 10÷5와 5÷10 은 다르다는 것, 다 알고 있지요.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교환법칙인데,

교환법칙이 성립하는지 아닌지에 대하여 수학자들은 지대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교환법칙 'a ∘ b = b ∘ a' 의 성립 여부는 단순히 계산의 편리함을 넘어서,

수학자가 다루는 대상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은, '순서가 상관없는 대칭적인 세계'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합집합 ∩이나 교집합 ∪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만, 차집합 — 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울 행렬의 곱셈이나 벡터의 외적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함수의 합성에서도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지요.


무엇보다도 양자역학에서 위치와 운동량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즉 위치를 먼저 측정하고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과 그 반대로 하는 것은 그 결과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입자의 위치를 아주 정확히 파악하려고 강한 빛(광자)을 쏘면, 그 광자가 입자와 충돌하면서

입자의 운동량을 크게 변화시켜 버리기에 위치와 운동량은 서로 교환 불가능한 관계라는 것이지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27년 발표한 '불확정성 원리'에서 이러한 사례를 얘기하면서,

궁극적으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자연의 근본 성질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환법칙, 간단한 줄 알았는데, 엄청 심오하지요.


다음으로 결합법칙괄호를 재배치하여 계산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덧셈에서 결합법칙 (a + b) + c = a + (b + c) 이 성립하는데,

계산에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합니다.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1777~1855)는 이미 열 살 때 이 위력을 알아서,

1+2+3+ .... +97+98+99+100=(1+100) + (2+99) + ....+(50+51)=101×50=5050 임을 계산했다고 합니다.

물론 곱셈에서도 결합법칙 (a×b)×c = a×(b×c) 이 당연히 성립합니다.


계산의 순서를 마음대로 묶을 수 있다는 결합법칙은, 현대 슈퍼컴퓨터의 분산 처리의 근간이 됩니다.

예를 들어 1+2+3+ … + 8 를 계산할 때, 7번을 더하는 대신,

결합법칙 덕분에 작업을 반으로 쪼개어 CPU 하나는 1+2+3+4 를 계산하고,

다른 CPU는 5+6+7+8 을 계산해서 마지막에 두 결과만 합치는, 세 번의 계산이면 끝나게 됩니다.

아주 복잡하고 거대한 계산일수록, 즉 데이터가 커질수록 그 차이는 극명해 지지요.

오늘날 수천 대의 서버가 빅데이터를 분산 처리하는 '구글 맵리듀스(Google MapReduce)'

바로 결합법칙의 원리를 차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배법칙 또한 학생들이 수학 공부할 때, 수천번 수만번 만나게 될 것입니다.

덧셈에 대한 곱셈의 분배법칙, a×(b+c) = a×b + a×c, 즉 a 가 골고루 곱해지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집합에서도 분배법칙, A∩(B∪C) = (A∩B)∪(A∩C)

행렬에서도 분배법칙 A(B + C) = AB + AC

벡터에서도 분배법칙 a ∙ (b+c) = a ∙ b + a ∙ c

논리학에서도 분배법칙 p ∧(q∨r) = (p∧q )∨(p∧r) 이 성립함을 배우게 됩니다.


기쁨도 나누고, 슬픔도 나누고, 내 것도 나누고, 네 것도 나누고 ...

수학에서 골고루 곱해지는 분배법칙처럼,

세상에서도 이러한 평등한 나눔이 골고루 스며들기를 희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샘은 분배법칙이 참 좋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세 가지 법칙을 배운 후, 학생들에게 '19×27 + 73×19 =?' 를 계산해 보라고 하면,

눈치 빠른 학생들은 금방 답을 맞힙니다. 19×(27 + 73) = 19×100 = 1900.

정답!!

그리고 한 마디 하죠.

1900년은 파리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수학계가 해결해야 할 23가지 밀레니엄 난제가 발표된 해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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