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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를 읽고

책 후기가 아니라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by 글싸남

약간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에 대해서 미리 밝히자면 '서울대 가는 방법', '서울대 합격생들의 공부방법' 뭐 이런 내용과는 완전 무관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면 '서울대'가 좋은 학교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꼭 서울대에 가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미리 밝히자면 이 책은 약 10년 정도 된 책이다. 즉, 요즘 현실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꽤 있을 수도 있다.


2014년 책이 출간된 이후 주요 일간지 소개서도에 다수 선정된 바 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686252


이 책은 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젝트로 최우등생들의 공부하는 방법을 통하여 대학 교육의 현실과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후반부에는 미국 대학에서도 같은 내용의 조사를 통하여 한국 대학과의 차이점, 그리고 무엇이 한국의 대학을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살펴본다.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은 영역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 능력이라고 한다. 즉, 기계공학에서 창의적인 사람이 음악에서도 창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 모두 '분야 특정적'인 사고력이지 일반적인 사고력이 아니다.


어릴 때 레고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든다고 해서 창의력이 키워지는 건 아니라고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책 내용 중에 포함된 인터뷰에 특이한 내용이 있었다.

"복습 비중이 커요. 수업에 집중을 하고 복습을 어느 정도 했을 때 다음 수업 시간을 소화하기가 굉장히 편하더라고요. 예습을 따로 하는 건 모르는 내용을 보는 거니까 시간도 너무 걸리고 어렵잖아요."

즉, 최우등 학생들 대부분은 예습을 거의 하지 않는다.


또한, 수업내용 필기를 할 때 핵심적인 부분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를 비롯한 교수님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고 한다. 교수님의 스타일을 익혀서 시험 때 그 스타일대로 답안지를 작성해야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내용에 대해서 현직 서울대 공대 교수와 얘기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일부 단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동의했다.

공대는 좀 상황이 다르다고 얘기했는데, 실제로 책에 등장한 학생 중에 공대생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서울대에서 학점 4.0 이상의 최고 학점을 받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하는 호기심에서 이 연구가 출발했다고 한다.

저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할수록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저자가 만든 최우등생들의 공부법은 "과연 이런 식으로 공부해도 되나?"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가 이렇게 가르쳐도 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PART 2 대학의 공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부분에서는 패러다임의 차원, 대학 정책의 차원, 가르치는 방식의 차원으로 나누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변화되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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