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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를 읽고,

by 글싸남

이길보라 작가의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를 읽었다.

책 표지에는 "'삶의 지도를 확장하는 배움의 기록"이라고 되어 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780676


2년 전쯤에 장류진 작가를 처음 접하고서, <달까지 가자>, <도쿄의 마야>, <일의 기쁨과 슬픔> 등의 책을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장류진 작가의 추천사가 표지에 있어서 반가웠는데, "청년이라는 단어가 그간 얼마나 오염되었던가,,, 나는 그로부터 청년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라고 쓰여있다.


이길보라 감독(갑자기 표현이 바뀌었다. 그는 다큐멘터리영화감독이기도 하다)은 한국사회에서 소수자의 차별과 그 부당함에 맞서기 위한 물음들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왔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네덜란드로 유학을 가고 싶어 하던 그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경비를 마련하고 결국 네덜란드 필름아카데미 석사 유학에 성공한다.

이 책은 유학 1년 차에 썼다고 한다.


잠깐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졸업 연구의 결과물로 기획 중인 영화 '우리의 몸'은 2020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탤런츠랩 독스테션에 초대되었다.

"나는 임신중지를 했습니다. 우리 엄마도 임신중지를 했습니다. 할머니도 임신중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없을까요?" 영화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자면, 이 책은 이길보라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학생활을 통해 새롭게 얻은 배움과 고민을 그만의 시선과 사유로 담아낸 산문이다.


"답은 단순했다. 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했던 것뿐이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이 책은 2020년에 꽤 많은 추천도서에 선정되었는데, 초/중/고 올해의 추천도서에도 선정된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다 vol.2>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2020년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연대로 여성주의적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내용으로 기획되었다.

2020년 전작의 배경에서 보다 확장된 공간인 지역공동체에서의 문제의식과 앞으로 꾸려나갈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로 vol.2를 기획했다.

(이 책은 수지구 동천동에 있는 우주소년 책방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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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이길보라 작가가 코다라는 것을 알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라는 표현도 작년에 <데프 보이스>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이다.

(코다는 농인의 자녀 중 음성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고, 농인은 청각장애인 중에서 수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코다는 농인 부모에게서 농문화와 수화언어를 습득하고, 청인 중심 사회에서는 청문화와 음성언어를 접하며 성장한다.)


이 소설에서 느낀 바가 있어, 작가인 '마루야마 마사키'의 소설을 꽤 많이 접했던 기억이 있다.

소설에서 시작되었지만 이 계기로 나는 청각 장애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게 되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72189




예전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좀 더 자세히 읽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뭔가 조금씩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읽고 있는 책에서 얼마 전 읽었던 책이 언급된다거나, 작가가 등장하는 등 왠지 반가운 상황을 맞이할 때가 있다.


책에 언급되는 다른 책을 다 읽을까 하는 욕심을 가져본 적도 있었는데, 0.1초 만에 접었다. 말도 안 되는 욕심이다. 아마 인쇄기가 발명되기 전이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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