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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호 Jun 28. 2022

곧 괜찮아질 거니까 괜찮아

여기가 내 감정 쓰레기통

 사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하고, 하나의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 내고, 같이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눈 뜨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이 노동이다. 매일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고 있는데 쓰는 만큼 채워지지는 않는다. 점점 무기력해진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에너지를 어디서 얻는 걸까? 꿈이 있거나 목표가 있어서 힘을 내는 걸까?

 예전 글에 난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사는 거고 거창한 꿈이나 목표가 없어도 괜찮다고, 그렇게 썼다. 다들 그냥 살아있으니까 살고 있는 거라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다. 괜찮아. 괜찮은 건가?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게 버겁다.

 동료들이 스몰토크를 할 때 말 한마디 꺼내는 게 고역일 정도로 지쳤다. 일할 때는 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을지, 겨우 나 따위가 이런 일을 해도 되는 건지 항상 자신이 없고 두렵다. 쉴 때는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편하게 쉬어도 되나 문득문득 불안하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거나 해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다. 왜 이렇게 마음이 힘든 지 도저히 모르겠다. 자존감이 낮아서? 왜 낮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를 모르니 해결도 할 수 없다. 알아도 해결할 자신이 없다. 그저 항상 그래 왔듯이 '그러려니'하고 버텨낸다. 나에게 남은 살아갈 날들 중 즐거운 순간보다 힘든 순간이 더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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