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하여.

by ttngus





당신은 행복하게 살았는가?


과연 이 질문에 거짓됨 없이 “그렇다”라고 확답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만약 그게 당신이라면 진심을 다해 너무 다행이라고 전해주고 싶다.


세상을 사는 사람은 하루에도 수많은 일에 휩싸인다. 주어진 일을 수월하게 잘 수행해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옷에 커피를 흘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늘 세운 목표를 모두 이행했거나 예기치 못한 이별을 맞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 모든 일을 하루에 다 겪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희로애락으로 가득 찬 하루를, 한 달을, 내가 살아온 평생을 행복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불행했던 적이 있었을 텐데. 평생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텐데..


그래서, 자신이 행복하게 살았다고 확신 있게 말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추락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전에 발행되었던 <사랑한다는 말이에요>에서 언급했 듯 감정이라는 건 참 모호한 것이다. 그중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사랑을 주고받고 느끼는 기준이 달라서 어려웠다면 행복은 단어 자체가 어렵다.


“복된 좋은 운수” 또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런 상태”를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감정은 어떡해야 체감할 수 있는 것일까. 기쁨, 즐거움, 좋음과 같은 감정과는 전혀 별개인 감정이지 않은가.


한때 무작정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배되어 이곳저곳에 행복이라는 감정을 설명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질문에 대해 지인들을 나에게 “근심, 걱정이 있어도 막연하게 웃음 지을 수 있는 것”, “걱정, 불안함이 없이 웃을 수 있는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거”, “과거형의 감정”이라는 답변들을 들려주었다. 그에 이어 “난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어서 행복하다고 얘기 안 해”, “나는 행복하다 얘기하면 행복했던 만큼 불행해져서 행복해도 속으로 곱씹기만 해”라는 말을 덧붙인 이들도 있었다.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행복하기만 하면 그에 상응하는 불행이 찾아오는 현실을 보고 나는 행복이란 것과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라 행복하면 안 된다 생각한 적이 있으니. 즐겁게 웃다가도 극도로 불안해지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은 이 기분이 얼마나 불쾌한 것인지 알 것이다. 내가 웃는 만큼 불행해질 생각을 하면 종국에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두려워진다. 그러면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행복을 바라는 일조차 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배되어 있던 시기에는 기쁨, 즐거움, 사랑과 같은 감정들은 다 제쳐두고 행복이라는 감정에 매몰되어 심각한 집착 수준으로 행복만 찾았다. 그러다 보니 행복하지 못한 내가 불행해 보였고 불행한 나를 보며 우울했다.


사람의 감정은 여느 것과 같이 행복-불행처럼 이분법 적으로 나뉠 수 없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들이 있고 혹여 지금 당장이 우울하고 불행하다 느끼더라도 그 또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임을 인정하고 그에 맞춰 가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자연스럽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기대나 절망 없이 그저 살아가면 된다. 그게 언젠가는 당신에게 행복했던 기억이 될 테니. 그저 꿋꿋하게 우리의 길을 나아가자.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당신은 앞으로 행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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