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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행사에서의 이직

이직을 고민하시는 후배님들께

by 김대영

신문사, 통신사, 보험회사, 광고대행사


총 4번의 이직을 했다. 이 중 두개 회사의 합이 20년.

이직의 경험이 많지 않다.

조직을 이끌다 보니 이직하는 동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직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지금의 회사보다 더 나은 회사를 찾아 가는 것은 동일하다.

조사된 것을 보지 못했으나 추측컨데 광고대행사는 이직이 잦은 산업 같다.

이직을 부추기는 다양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전 회사에서 보지 못한,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들도 있었다.


-광고주의 갑질 때문에

-계속 PT에 떨어져서

-광탈(광고 탈출)을 위해서


암튼 지금 이 시간에도 이직을 고민하는 광고대행사 워커들은 수두룩할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광고대행사는 인정욕구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절대 진리는 아니나 내 경험에 비추면 그렇다.

공무원 시험을 하다 광고대행사에 온 사람은 본 적 없으니까.


어디로 이직해도 상관 없으나 딱 한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어디에 가든 나를 인정해줄 수 있는 곳이 좋다.

내 경험에 의하면 회사 이름, 규모, 복지, 연봉 이 모든 걸 능가하는 것이

나를 인정하는가의 여부이다.

앞의 변수들은 일시적 만족을 주는 요소다.

나를 인정하는 가의 여부는 매일의 만족을 결정짓는 요소다.

괜히 매슬로우가 인정욕구를 인간의 고차원 욕구로 분류한 것이 아니다.

나를 인정해주는 상사가 있고 회사 모두가 그것에 동의한다면 그건 최고다.

하지만 인정 받는 사람들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여기서 인정 받으니 다른 곳에서도 그럴 거라는 착각이다. 확률이 높은 것은 맞다.

궁합이란 게 있다. 연인이나 부부만이 아니다. 일 속에도 있다. 누구는 엄지척 하는 아이디어가 누구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일 궁합이 맞고 가치관이 비슷하고 크리에이티브를 바라보는 시선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 지금 있는 곳에서 인정 받는 다고 디른 회사도 그럴 거라 쉽게 생각해선 안된다.


이직하려는 회사가 나를 인정할지 안할지 어떻게 알고가지?

그러니 현재의 회사에서 인정받는 다면 이직하지 않는 게 좋다. 그 것 만큼 복받은 일은 없으므로...


확률적으로 인정 받지 못할 수 있는 곳은 있다.

대기업이다. 광고업으로 한정한다면 대기업 광고주나 대기업 계열의 광고대행사겠다.

대기업이니 말 그대로 사람이 많다. 특히 잘난 사람들이 많다. 살면서 만날 일 없던 SKY 출신이 즐비하다.

늘 1등만 했던 사람들이 모여있다. 여기서 인정 받으려면 당연히 힘들다.

대기업 계열의 종대사가 많은 저연차 광고인들이 원하는 곳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인정이라는 매일의 만족 보다 회사 이름, 규모, 복지, 연봉이 좋다면 가면 된다.


인정 받지 못하는 삶의 비참함은 2년간 일했던 보험회사에서 경험했다.

회사 생활 중 나를 제일 인정한 분의 부름으로 마흔 한실 이른 나이에 임원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갑자기 회사를 떠나니 알게되었다.

회사 이름, 규모, 복지, 연봉에 더해 멋진 나만의 방. 모두 하등 필요 없는 것임을….


만약 현재의 회사에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면 이직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능력에 비해 인정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능력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사 때문일 수 있다.

인정 받는 것은 얄굳게도 객관적 성과 못지 않게 상사와의 케미가 영향을 준다.


많은 후배들과 이직 면담을 하면서 깨달은 바는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한다'는 진리다.

따라서 이 글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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