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한게임 판타스틱 어드벤쳐 캠페인
밤하늘, 보고 싶은 위치의 별을 보면 오히려 별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주변을 보면 오히려 보고 싶던 그 별이 보인다.
이것을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자면 '주변시' 활용이다.
어둠 속에서 희미한 물체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주변시다.
(야간 사격이 생각났다면 당신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일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같은 경험을 한다.
문제에 집중하면 할수록 미궁 속에 빠져들고 답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 문제를 벗어나 전혀 다른 곳에서 해결점을 찾을 때가 있다.
2023년 NHN 한게임의 경쟁 비딩 주제는 ‘한게임 챔피언십 띄우기’였다. 무려 10개의 대행사가 참여했다.
많은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새로움을 주기 위해 캐릭터나 맵등을 업데이트한다.
웹보드 게임은 그런 면에서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주기 어렵다.
그래서 한게임은 '한게임 챔피언십'이라는 시즌별 게임대회를 통해 새로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시킨 일 하면 아마추어, 시키지 않은 일 하면 프로’
펜타클의 룰에 맞춰 우리는 ‘게임을 띄우라’는 시킨 일 대신 시키지 않은 일을 해보기로 했다.
'대회를 띄우지 말자. 대회 주변을 띄우자'
대회를 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원했던 광고주가 진짜 원했던 건,
많은 게임 유저들이 한게임의 챔피언십 대회를 페스티벌처럼 즐기는 것이었다.
'페스티벌에 가면 주변에 푸드트럭, 거기에 사람들이 줄을 쫘악 서있잖아요'
아이디어 회의 시간, 누군가 뮤직 페스티벌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가본 사람을 알겠지만 시원한 맥주와 푸드 트럭의 음식들을 먹는 것, 여러 이벤트도 페스티벌의 즐거움 거리다.
자연스럽게 게임을 띄우기 위해 오히려 게임 주변에서 즐길 거리들을 제공하자는 방향이 만들어졌다.
푸드코트나 기념품샵 같은 것들을 만들어주자는, 여러 아이디어들이 속속 나왔다.
즐길 거리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차고 넘치자 이 아이디어들을 다 넣을 프레임이 필요했다.
사실 매년 대회는 치러지지만, 해마다의 대회는 휘발성을 갖는다.
해마다 치러지고 사라지는 대회에 연속성을 주기 위해 공간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건 놀이공원.
게임 대회가 열리는 메인 경기장 주변으로 여러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테마 공간들을 만들었다.
놀이 공원의 이름은 한판쳐. 한게임 판타스틱 어드벤쳐로 작명되었다.
공원이 만들어지자 그 안에 공원에 어울리는 여러 건물들을 만들 수 있었다.
작명의 순간에는 크리에이티브실 동료들의 재치가 넘쳐났다.
호구와트라는 게임학교는 게임 초보자들에게 제공할 튜토리얼 컨텐츠를 넣었다.
푸드코트, 토너먹트에는 ‘쫄리면 돼지바’와 ‘밑장 빼기로’ 등의 간식을 응모하고 받을 수 있게 했고
게임 중 손목보호를 위해 '안아파스'라고 작명된 포커, 화투 모양의 파스를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화제성을 추가하기 위해 포커계의 대표 호구인 '카지노 호구' 최홍일, 화투계의 대표 호구인 '타짜호구', 권태원을 투톱으로 광고를 제작했다. 물론 모델비를 최소화하자는 방향의 광고주 요구는 '안비밀'
캠페인의 결과는 놀라웠다. 영상조회수 3200만 회, 한판쳐 사이트 유입 538만, 프로모션 참여자수 19만, 전년 대비 대회 참가자 0000% 증대(대외비 ^^;)
한게임 판타스틱 어드벤쳐라는 게임테마 파크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NHN의 웹보드 각 게임 사업부들과의 협업, 내부 기획자와 디자인, 개발자들이 혼연 일체로 수개월에 걸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고, 웹보드 게임 대회에 공간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광고대행사의 새로운 도전은 광고주의 믿음 없이 성사되지 않는다. PT부터 펜타클을 믿어준 NHN광고주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내내 큰 힘이 되었다.
차안대(遮眼帶)는 경주마의 양쪽 눈 뒷부분에 컵 모양의 가죽을 부착해 좌우 시야를 차단, 앞만 보고 달리도록 하는 경마 장구다. 뒤나 옆에서 다른 말이 따라붙더라도 보이지 않게 해 불안감 없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광고 대행사의 일은 매번 주어진 문제에 대해 깊고 깊게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가 잘 안 풀릴 때는 의도적으로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