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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면서 광고를 하는 이유_1

고개를 쳐들 수 없는 매력

by 김대영

'모두 속여도 자기 양심은 못 속인다'

'오르막 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도 있다'


어렸을 적 엄마는 옛 속담들을 자주 들려주었다.

어렸을 적엔 별 감흥 없던 말들이 새삼 마음에 와 닿을 때가 많아졌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겸손에 대한 이야기였다.

엄마의 가르침을 받들어 나는 겸손한 삶을 살았을까?

그러지 않았다. 겸손하게 살지 않았다.

많은 시간을 제 잘난 맛에 살아왔다.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겸손해야 함을 늘 일깨워준다는 것이었다.

경쟁 비딩의 수주를 실패할 때가 그렇다.

사실 회사의 수주 실적은 나쁘지 않다.

5년 평균은 여전히 50%를 넘는다.

올해는 이 평균을 많이 깍아 먹었다.


몇 번의 수주를 연속으로 하고 나면 어김 없이 경쟁 PT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고개에 힘이 들어가면 언제나 그 고개의 힘을 빼게 해 주었다.

PT에서 지는 일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일이다. 그만큼 늘 괴롭고 힘들다.

그런 일을 좋은 일이라고?

그렇다. 지는 것은 가슴 쓰린 일이지만 왕왕 찾아오는 실패는 계속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

우리의 전략은, 우리의 크리는, 우리의 아이디어는 왜 팔리지 못했을까?

피티에 진 것은 서글프나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를 돌아보면 그래도 얻는 것이 있다.

다음 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방법들이 차근 차근 쌓인다.

역설적이게도 매번의 실패가 더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꺽이지 않는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그러니 PT에 진다고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다.

겸손을 배우고, 실패를 줄이는 기회가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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