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쥴리 Jan 06. 2023

소한, 비, 김밥

절기 매니아

그러하다. 나는야 절기 매니아! 입춘에 입춘방을 붙이고,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동지시에 맞춰 대문(이라 해봤자 아파트지만)에 팥죽을 뿌린다. 왜 이렇게 절기를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할머니와 같이 산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딱히 할머니가 격정적으로 절기를 챙기시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절기를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절기의 첫 번째는 입춘이지만, 신정 기준으로는 소한이 첫 번째 절기이다! 올해 첫 절기에 절기 마니아가 얼마나 신이 나겠는가! 게다가 소한답게 춥고 비까지 왔다. 그래서 오랜만에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평소에는 무지 엽서에 그리는 편!) 계절감이 나타나는 그림이 좋을 것 같아 겨울 풍경에 계묘년 기념으로 검은 토끼를 아주 작게 그려보았다. 히히- 나만 아는 귀염 모먼트!

고센 “사계절을 담은 오일파스텔 컬러링북” 中 ”눈부신 설경“

그리고 어제 오이 김밥이 씅에 안 찼던 우리는 오늘도 김밥을 말기로 했다. 미엘은 아직 격리 중이라 나 혼자 나가서 햄, 어묵, 우엉, 당근, 맛살을 사 왔다. 아! 깻잎이랑 마요네즈도! 반년만에 밥솥에 밥도 하고 아주 신나서 열 줄이나 쌌다. 사실 지난번에는 열다섯 줄이나 쌌었는데 둘 다 손이 작아졌구만! 어쨌든 파는 김밥이 아니라 집김밥은 내 맘대로 이것저것 넣어서 사도 김밥을 만들 수 있어서 신난다. 후후.. 이 맛에 김밥 말죠!

밥이 모자라서 모양이 쭈구렁해진 김밥
매거진의 이전글 오이, 김밥, 저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