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오줌 홍수가 났어요

by 현성은

대학병원에서 아버지의 치료를 포기하여 집으로 돌아오신 후 저와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돌봄과 함께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진 할아버지의 간호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먹을 것을 챙겨드리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깊어진 아버지의 욕창과 다리 상처를 소독하고 드레싱 하며 2,3시간 간격으로 아버지의 체위를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연결된 콧줄로 환자용 유동식을 드리고 콧줄과 연결된 피딩백(환자용 유동식을 담은 주머니)을 매번 물로 씻어 말리고 정기적으로 교체했습니다. 또한 소변줄로 나온 소변통 소변의 색과 양을 체크하고 체온과 혈압, 맥박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졌음에도 조금도 짜증 내지 않고 할아버지를 돌보며 간호했습니다.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의사의 말 때문에 아이들은 혹시라도 이번 일주일이, 어쩌면 오늘 하루가 할아버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정성껏 할아버지를 돌보았고

다행히 할아버지 상태도 조금씩 좋아지셨습니다.


문제는 몸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아버지는 수시로 콧줄과 소변줄을 빼셨습니다. 결국 아버지 손발을 보호대로 침대에 묶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타이트하게 꽉 묶어야 한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지시가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 선생님이 가신 후 조금이라도 손목을 움직이실 수 있도록 조금 느슨하게 묶어 놓았습니다.


그 결과 다음날 아침,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할아버지를 돌보러 방에 들어간 큰 아이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계신 방에 오줌 홍수가 난 것입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할아버지를 집에서 돌보며 가장 힘들었던 것들을 이야기 나눴는데, 큰 아이는 할아버지 방에 오줌 홍수가 났던 이 일을 가장 힘들었던 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손을 묶은 보호대에서 기어이 손을 빼서 콧줄과 소변줄을 모두 잡아당겨 빼셨습니다. 문제는 빠진 소변줄과 함께 그동안 소변백에 모여 있던 소변들이 다 쏟아져 나와 방에 오줌이 가득해졌던 것입니다. 이것을 제일 먼저 발견한 아이는 집에 있던 식구들을 아무도 부르지 않고 조용히 혼자 다 치워냈습니다. 당시 남편과 저랑 작은 아이는 주중에 힘들었던 일들로 주말에 꿀 늦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를 알고 있던 큰 아이가 우리를 아무도 깨우지 않고 혼자 치운 것입니다.


혼자 고무장갑을 끼고 대야와 걸레들을 가지고 와 오줌들을 모으고 닦고 짜고 또 모으고 닦고 짜고… 깨끗한 물과 세제, 수건들을 가지고 와서 다시 닦고 또 닦고…

아이는 소변 냄새가 나지 않을 때까지 1시간 넘게 혼자 할아버지 방을 닦았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너무 미안하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힘든데 왜 우리를 안 부르고 혼자 치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너무 힘든 일이니까………“


큰 아이는 엄마가 몸도 안 좋고

아빠랑 동생도 모처럼 늦잠 자고 있는데

모처럼의 쉼을 깨고 싶지 않아

혼자 치웠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 돌보는 일이

낯설고 너무 힘들어 같이 해나갔다면

지금은 익숙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힘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불러 같이 하기보다는

혼자 묵묵히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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