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엑소
어떤 계절에 특정 사람이 생각이 나 본 경험이 있을까? 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지는 때, 혹은 분홍빛의 꽃이 아름답게 흐드러질 때, 내리쬐는 햇빛이 강할 때. 이 노래는 첫눈이 내릴 무렵인 쌀쌀한 초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과장을 조금 섞자면,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사람이 생각나게 한다. 그 정도로 제목과 같이 첫눈이 오는 감성을 잘 그려냈다.
이 노래는 이별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미안한 마음, 미련 섞인 마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지금껏 소개한 이별 노래의 모든 감정을 섞어서 겨울에 녹여 냈다. 첫눈은 아무래도 폭설이 아닌 이상, 금방 녹기를 마련이다. 하지만 감정은 첫눈과 같이 쉽게 녹는 게 아니기에 1년이 지난 후에도 미련이 가득한 상태로 이런 노래를 목소리에 담게 되는 게 아닐까.
이 곡은 엑소의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의 수록곡이다. 타이틀 곡은 ‘12월의 기적’이라는 곡으로 앨범명과 같다. 아무래도 겨울에 나오고, 겨울을 기념한 스페셜 앨범이다 보니 앨범의 곡들은 전부 겨울에 어울리는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단 눈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곡도 있으니 한 번쯤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첫눈 오는 이런 오후에
너에게 전화를 걸 수만
있다면 기쁠텐데
벌써 일년이 지났는데
난 아직 미련 가득해서
"쓸쓸해" 어느새 혼잣말
곡의 내용은 1년 전의 헤어진 연인을 그린다. 지난 첫눈오는 계절에는 상대방과 함께 보냈는데, 지금의 겨울에는 자신 혼자만 이 거리를 거닐고, 그 사람만을 생각한다. 곡의 정서 또한 그리움과 미련이기에, 전체적으로 곡의 내용에서 후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너를 만나면 눈물 차 올라
바보 같은 난 아무 말 못해
말해줘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안녕 잘 지내는거지
눈이 내리면 멍든 가슴이
모두 하얗게 다 덮여지게 될까
미안해 잘해주지 못해
후회만 가득 가득 했던,
그 크리스마스
곡의 내용에는 ‘조금 더 잘해줄걸’이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잘해주지 못한 행동들만 떠오르고, 더 표현하지 못했던 나날들만 기억나기에 더욱 후회로 다가온다. 이별한 상황에서 자주 떠오르는 감상이다. 많이 좋아했고, 사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못 해준 기억만 떠오르는 건 별수 없다. 후회라는 감정은 보통 아무리 잘해주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마음 한켠에 남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생각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그건 감정의 크기가 행동을 따라가지 못해서 나오는 비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말은 후회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이별 노래는 후회, 미련, 그리움이 주 정서로 되어 있다. 후회를 하지 않는 이별 노래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그 노래들 또한 분명 사랑한다는 감정이 담겨 있으며, 그때 최선을 다했으니 만족하는 것으로 노래는 감정을 맺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 노래는 후회라는 감정을 표현하지만, 최선을 다했으나 못 해준 기억이 많이 떠오르고, 그에 대한 감상에 젖어있기에 이런 가사가 나온 게 아닐까 결론이 지어지고는 한다.
정말 신기한 일이야 너의
생각만으로 눈물 차 흐르니말야
Tears are falling, falling, falling
다시 너에게로 가고 싶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삶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Girl
눈이 빨리 덮여지면 이 감정은 쉽게 가라앉게 될까. 1년이 지나도록 잊지 못했는데, 이 겨울이 가면 상대방은 잊혀지게 될까. 이 감정은 알 수 없는 법이다. 오랫동안 앙금처럼 품어졌던 감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상황은 없다고 말하지만, 거짓말처럼 깨닫게 되는 순간 감정이 잊혀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감정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으나, 첫눈 오는 날마다 상대방이 떠오르는 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노래의 주인공이 상대방과 무슨 추억을 겪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첫눈이라는 키워드로 어떤 기억을 쌓아왔는지는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많이 사랑했던 추억이 후회로 남을지라도 언젠가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노래를 들으며 후회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