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탈잉 Oct 08. 2021

성공한 개발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필립님 인터뷰

네카라쿠배, 개발자 초봉 6천만 원, 이런 이야기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오는데요. 개발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성공한 개발자에 관한 이야기, 개발자로서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말하는 곳이 많아졌죠. 하지만 그런 말들은 국·영·수를 열심히 하면 대학을 잘 갈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그럼 대체 국·영·수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건지, 답답해하셨을 분들을 위해 탈잉에서 <월간 코드 리뷰> 웨비나를 시작했습니다. 웨비나를 기획하신 탈잉 Dev팀의 필립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탈잉 Dev팀에서 개발 관련 콘텐츠들이 있는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필립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Part 1. 월간 코드 리뷰



이번에 진행한 웨비나부터 이야기를 나눠보죠. <월간코드리뷰>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지금 개발자 교육 시장이 호황이거든요. 저는 '대 개발자 시대'라고 하는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나오고,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이런 키워드들이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와 인식이 되게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많아지는데 전통적인 코스를 타서 나오는 개발자의 공급은 어느 정도 한정돼 있거든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니까 민간 교육 시장이 열리고 있어요.


그렇게 많은 민간 교육 시장 생기고 있지만, 제가 그동안 DevRel 활동을 해오면서 민간 교육 시장에 대해 느낀 점은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에 대한 이야기들이 없다는 거였어요. 탈잉에서는 그런 의문에 답을 주는 콘텐츠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웨비나를 준비했죠.




'개발자들이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되는데?' 했을 때 답이라..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까요?


지금 개발자들을 위한 강연들은 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 혹은 너무 당연한 말인데 추상적인 이야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여러분 오픈 소스 해야 합니다', '여러분 블로그에서 지식 경험을 공유하세요' 이런 이야기들.


반면 '오픈 소스 어떻게 해야 되는데?', '블로그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데?'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잘 없어요. 그래서 <월간 코드 리뷰>에서는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 실제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할 거예요.


예를 들면 음악을 하시다가 개발자가 돼서 현재 독일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이 있어요. 그분 같은 경우는 독학하고, 커뮤니티에서 스터디를 하고 발표하시고, 개발 관련 서적을 쓰고 하면서 지금의 커리어를 쌓으신 거거든요. 그분이 자기가 해왔던 과정을 정리해서 알려주시는 거죠. '나는 처음에 막막했을 때 여기에 시작해서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까 'What'이나 'Why'보다 'How'에 중점이 돼 있는 거죠.



10월에 진행했던 월간코드리뷰




이번에 처음 진행한 월간 코드 리뷰는 어떤 HOW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나요?


이번 <월간 코드리뷰>에서는 성장과 커리어에 초점을 맞춘 건데요. 개발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업무만 해서는 안 되고, 대외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학습의 원추 이론이 있는데,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듣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가르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과정에서 지식이 가장 잘 내재화된다는 내용이에요. 즉,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키는 것만 하지 말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내재화를 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내재화를 해오셨는지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이번 <월간 코드리뷰>인 거죠.




이런 점이 탈잉만의 차별성인 건가요?


탈잉에서만 하는 건 아니지만 탈잉의 정체성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거죠. 이렇게 하는 분들, 컨퍼런스, 행사도 많을 거예요. 그런데 탈잉에 가면 언제나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이런 식으로 확고하게 가져가겠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야겠죠.




월간코드리뷰의 연사 섭외 기준도 궁금하네요.


연사 섭외 기준은 경험에 근거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그것을 실제로 증명하고 있는 사람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언행일치 지행일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제3자로서 얘기하는 사람들은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탈잉에서 섭외한 연사분들은 다 몸소 실천하셨고, 그렇게 성장하셨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신 분들이죠.




Part 2. 개발자 전체 생태계를 대상으로한 DevRel



필립 님이 개발 카테고리 매니저로서 웨비나나 강의를 기획하시지만, Dev팀 내에서 DevRel이라는 직무도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조금 생소한 직무라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네. 서브 잡으로 DevRel라는 것을 담당하고 있고요. 개발자들의 매니저, 기획사라고 얘기를 드리면 쉬울 것 같아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 역량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소개하고 널리 알리거나, 회사의 개발자들을 외부에 소개하고, 개발자 커뮤니티와 회사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고요. 그 외에도 내부 개발자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개발자 전용 홍보, 운영 같은 느낌이네요?


개발자들을 위해 HR, PR, 커뮤니티 매니징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래서 어떤 회사에서는 HR팀이나 PR팀에서 이런 직무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큰 회사나 몇몇 개발자 중심의 회사에서는 별도의 DevRel 팀이 존재하기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게 라인, 구글 코리아, MS 코리아, 우아한 형제들, 슈퍼브AI 등이 있죠.


스타트업에도 Dev Rel 역할을 하시는 분이 있으신데 보통 서브로 하시는 분들이 많죠. DevRel 팀을 따로 운영한다는 게 회사 입장에서는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점점 DevRel을 신경 쓰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개발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개발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채용 등 여러 면에 좋기 때문이죠.




최근 개발자 데려오기 열풍이랑 맞닿아있는 건가요?


그렇죠. 왜냐하면 개발자가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하려면, 우리 회사가 얼마나 성장과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려줘야 하는데요. 그런 것들을 이제 DevRel이 주로 하는 역할과 맞닿아있는 거죠.




이전에 회사들에서도 DevRel 중심으로 커리어로 쌓으셨나요?


제가 DevRel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이렇게 된 건 아니에요. 일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지금 네가 하는 일이 DevRel이야.'라고 해준 거거든요.


되게 여러 곳에서 일했어요.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에도 있었고, 핀테크 회사에도 있었고, 대학원에서 교직원도 했었고, 준정부기관에서도 일했었는데요. 그거 외에 커뮤니티 활동을 되게 많이 했어요. 개발자들 대상으로 한 밋업(meet up)을 기획하고 운영을 한다든지 컨퍼런스를 한다든지 아니면 이제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얘기하는 봉사활동, 해커톤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이런 걸 하다 보니까 DevRel이 된 거예요.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DevRel 쪽에 계시는 분들이 비슷해요. DevRel이 근래에 생긴 개념이거든요.




그러면은 탈잉에서의 DevRel 업무는 어떤가요?


탈잉에서는 일반적인 DevRel 역할을 하기보다는 탈잉과 함께 함으로써 개발자분들이 더 성장할 수 있고 본인들의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서 탈잉에서 웨비나 발표를 하거나, VOD 튜터 활동을 하면서 지식을 공유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카테고리 매니저의 업무가 곧 Dev Rel의 역할인 거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개발자 전체 생태계를 대상으로 DevRel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죠. 탈잉과 함께 하면 너는 더 성장할 수 있고, 너는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약간 허경영 느낌으로.





Part 3. 창업 실패를 계기로 관심 가지게 된  IT 산업



필립 님은 원래는 미술 관련 전공을 하셨는데, 어떻게 IT 쪽으로 커리어를 쌓게 되신 건지 히스토리가 궁금해요.


제가 대학교를 14년을 다녔는데, 그동안 창업을 2번 했어요. 첫 번째는 현장학습과 관련된 교육과 관련된 사업이었는데 망했고요. 두 번째는 2011년에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고 SNS가 활발해지면서 여행을 기록하는 앱을 만들어서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창업을 했어요. 근데 제가 개발지식이 없으니까 잘 안됐죠.


그런데 창업하는 과정에서 개발자 커뮤니티에 있는 분들한테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개발자들도 소개받고, 질문도 주고받으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죠. 그런 커뮤니티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오픈소스라고 판단해서 국민대 대학원에 갔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IT 쪽으로 커리어가 쌓인 것 같아요.




오픈 소스라는 전공도 생소한데요?


오픈 소스라는 게 말 그대로 소스를 오픈하는 거거든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공유하는 문화인데, 그 과정에 되게 많은 약속이 있어야 해요. 그런 약속을 라이선스라고 하는데, 라이센스가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 어떻게 보완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내부 커뮤니티 체계를 거버넌스라고 하거든요. 이런 거버넌스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연구하죠.


그러니까 저는 개발을 아는 사람이 아니에요. 개발자와 그들이 있는 개발자 생태계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그들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죠.




그럼 다시 돌아와서 IT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데, 많은 IT기업 중에서도 탈잉에 들어오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대학원에서 대표 조교를 했을 때, 개발자 학생들이랑 같이 해커톤을 했었어요. 그때 이렇게 배우려고 하고, 성장하려고 하고, 공유하려고 하는 욕구가 큰 이런 사람들이랑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고.


그리고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시장에서 내가 그동안 추구했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커뮤니티에 '이런 거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할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오면 거리낌 없이 추천해 줄 수 있는 강의들이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탈잉은 그런 제가 생각하는 개발 교육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들어오게 되었어요.



국민대에서 필립님이 진행한 해커톤



그런데 탈잉의 이미지가 말씀하신 가치를 드러내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실제로 주변에서 '탈잉에서 개발자 강의나 이런 건 좀 안 맞지 않아?'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탈잉의 모토가 배움을 재미있게잖아요.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건데, 개발자들이 추구하는 게 바로 그런 마인드라고 생각하거든요.


게다가 개발자들은 누구보다 끝없이 성장하려고 하고 계속 발전하려고 하는 욕구가 많은 사람이고, 타인에게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공유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탈잉과 개발자 관련 콘텐츠가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단지 아직 해보지 않았아서 몰랐을 뿐인 거죠.


그리고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인식이나 접근성이 미래에는 기본 시민 소양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삶에서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코딩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만들 거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개발 교육 시장이 더 일반화, 보편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탈잉처럼 젊은 세대의 긱이코노미에 잘 맞는 콘텐츠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탈잉 개발 카테고리의 목표는 보편화된 코딩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그건 좀 장기적인 목표인 것 같고요. 제가 생각하는 탈잉의 개발 카테고리는 시프트와 그로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시프트는 크게 3가지인데 비 개발자인데 개발자가 되려는 사람들, 비 개발자인데 개발자가 되지 않더라도 개발을 좀 공부해두려는 사람들, 개발자 내에서도 직무 전환을 하려는 사람들. 탈잉이 이런 사람들이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곳으로 좋은 시작점으로 인식되는 것이 초반의 목표고요.


그로스는 튜티는 학습하고 배우면서 성장하고, 튜터는 가르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인데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탈잉에는 VOD, 캠프, 라이브 콘텐츠가 있어요. VOD를 보고 공부를 시작해서 캠프랑 라이브로 지식을 내재화하고 성장해요. 그럼 그 경험을 웨비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주는 거죠. 그러면 누군가는 그 웨비나를 보고 자극받아 VOD를 보고 공부를 시작하는 거죠. 그런 식의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제가 생각하는 탈잉의 목표예요.




탈잉에서의 목표말고 필립님의 개인적인 목표와 바램이 있으신가요?


예전에 아는 분이 이런 말을 했어요. '세상을 1도만 바꿔도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변화가 된다.' 세상을 180도 바꾸는 것은 힘들지만 1도 만이라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그래서 스스로도 바뀌어가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내가 조금씩 바뀌고 내가 진행하는 행사, 교육으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는다면 나중에는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스 짐머에게도 삶은 힘들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에 해커님이 한스 짐머 짤을 사내 메신저에 올렸거든요. 그 짤에 되게 공감했어요. 제가 되게 걱정이 많아요. 저는 창업 두 번을 망해봤기 때문에 항상 최악을 생각하면 살아요. 하나도 안 팔릴 거. 아무도 오지 않을 거 매일 아침마다 모든게 걱정인데 그래도 해야지 라는 걸 매일 아침 주문을 걸고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아무튼 다들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서로 잘 이겨내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결론은 우리 모두 다 같이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내년의 탈잉은 지금의 탈잉과 완전히 다른 회사일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