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잉 인사이트
린 스타트업 접근법에서는 유저 인터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상 위에서만 기획하지 말고 실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라는 것이죠. 유저 인터뷰를 통해 정량적 데이터로는 알 수 없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거든요. 게다가 소수의 사용자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탈잉에서도 지난 6월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탈잉에서는 유저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솔직하게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탈잉에서 BX 디자인을 맡고 있는 차차입니다.
BX 디자이너를 맡고 있지만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요. 이런 기회에 프로덕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BX 디자이너라면 조금 더 본인들의 프로덕트에 관심을 가지거나 지금 프로덕트에 관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난 6월 유저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왜 인터뷰를 시작했는지 말씀드리면, 웹과 앱에 들어가는 클래스를 담는 카드 형태의 디자인을 변경하는 미션이 있었는데요. 이 카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정보의 위계를 정리해야 했어요. 그런데 카드들에 대한 정보를 정의하려고 보니까 큰 방향성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까?' 했을 때, 먼저 우리 앱 서비스 내에 있는 문제를 파악해 보자 했죠.
기존에는 앱 리뷰에 올라오는 이슈에 대응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을 했었는데요. 인터뷰를 통해서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좀 파악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되게 사소하고 우선순위가 낮다고 생각했는데 유저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들도 파악해보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있는 탈잉 페르소나에 맞춰서 밀레니얼 세대 두 분, Z 세대 두 분을 섭외하였습니다. 사실 조금 급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까 제 주변에 있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어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다 지인분들이어서 민망한 상황도 있었는데, 오히려 더 솔직하게 피드백받을 수 있었다고도 생각해요. 친구들끼리는 막말도 하잖아요.(웃음)
질문을 구성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인터뷰어의 생각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비슷한 질문을 던지더라도 '이걸 a로 인식하셨나요?'보단 '어떻게 인식하셨나요?'라는 식의 워딩으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저희가 정답을 제공하지 않고 이분들이 정답을 스스로 인지하는지 이런 것을 인터뷰 응답으로 받고 싶었거든요.
인터뷰의 목적이 클래스 카드 개선이 었기 때문에 시각 정보의 위계가 이 유저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큰 미션이었어요. 질문할 때도 '이 앱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때에는 잘 인지가 되나요?', '이게 어떤 의미로 해석이 되었나요?' 이런 것들을 주로 물어봤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되게 솔직하고 좋은 얘기보단 진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아예 안 쓸 것 같다.', '저는 이 정도까지 안되면 앱을 나갑니다' 이런 이야기도 듣고, '전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는 얘기도 실제로 들으면서 더 자극도 많이 받았고 앞으로 개선해야 될 것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좀 더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 중에 검색 페이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분이 계셨어요. 저희가 앱 인터뷰를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클래스를 찾도록 했거든요. 그런데 본인이 원하는 클래스를 결국 찾지 못하셨어요. 그분은 검색 탭에서 키워드를 입력해서 찾으신 것이 아니라 탐색이라고 본인의 관심사에 맞춰서 제안해주는 탭에서 계속 찾고 계셨더라고요.
검색에서 쓰는 아이콘과 탐색에서 쓰는 아이콘이 동일했는데요. 유저 입장에서는 차이를 못 느낀 거죠. 그래서 추후에 아이콘도 바꾸고 워딩도 바꿔서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VOD 탭을 보고서 전문가 클래스만 모아둔 거냐는 답변이 나왔어요. VOD는 탈잉이 만든 콘텐츠인데 유저 입장에서는 오해할 만 하구나 생각했죠.
탈잉에는 목요맥주라는 문화가 있어요. 팀이나 개인이 준비한 발표 자료나 공지사항 등을 가볍게 전달하는 자리인데요. 6월에 진행한 목요맥주에서 탈잉 구성원들에게 유저 인터뷰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발견한 UXUI 문제점들을 리스트업을 했고, 그중 핵심적인 고객 불만 사항 5개를 실제로 녹음한 음성 그대로 들려 드렸어요.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설정한 서비스의 방향성과 이 방향성을 토대로 클래스 카드 정보를 정의했고 디자인했다는 내용을 공유했죠.
인터뷰를 진행하고 깨달았던 게 탈잉이 튜터에게는 굉장히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려고 하지만 튜티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점을 느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튜티에게 좀 더 다양하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내용도 공유했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타겟 고객이 아닌 사람들도 참여하면 메인 타겟과 비교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하면 좋겠지만 리소스가 부족하다 보니 일회성에 그치는 것 같아요. 리소스가 된다면 인터뷰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프로덕트를 좀 더 개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저 인터뷰가 일회성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액션 플랜으로는 우선 지속적으로 아젠다를 꺼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속적으로 아젠다를 꺼내고, 개선된 사항을 실제 유저가 확인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내부적으로 공감대 형성되고 인터뷰를 좀 더 활성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섭외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선물 등의 리워드를 기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액션플랜으로는 문제점들을 잘 아카이빙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가 목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을 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것이잖아요. 문제점들을 잘 아카이빙해 두면 인터뷰를 해야만 해결되는 문제가 파악되겠죠. 인터뷰를 해야만 해결되는 문제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