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서 스페인 비행기 한 장으로 시작된 2026년

가격이 내려간 자리에, 여행의 자유가 남았다

by 하루담음

여행을 결심하는 순간은 늘 비슷하지만, 떠날 수 있는 이유는 매번 달라진다.


2026년 상반기, 스페인을 떠올리며 항공권 검색창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가격이 아니라 선택지였다. 예전엔 ‘비싸지만 편한 직항’과 ‘저렴하지만 감수해야 할 경유’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면, 이제는 그 사이에 수많은 가능성이 생겨났다. 항공 시장이 변했고, 그 변화는 조용히 여행자의 편으로 기울고 있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이후, 유럽 노선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독점이 아니라 경쟁이 시작됐고, 그 틈으로 저비용 항공사가 들어왔다.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비행기가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닌 일상이 되면서, 여행은 ‘결심’이 아니라 ‘계획’의 문제가 됐다.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조금 더 합리적인 길이 보였다.


직항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긴 비행 끝에 한 번에 도착하는 안도감, 짐을 다시 부칠 필요 없는 편안함. 하지만 경유 역시 더 이상 불편함의 상징은 아니다. 중국의 비자 면제 덕분에 환승은 잠시 머무는 여행이 되었고, 공항은 통과 지점이 아니라 도시의 입구가 됐다. 상하이의 밤을 걷고, 베이징의 아침을 지나 스페인으로 향하는 일정은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경험을 늘리는 선택처럼 느껴졌다.


스페인에 도착한 뒤의 이동도 달라졌다. 고속철도는 비행기보다 빠르게 도시를 연결했고,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다시 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길은 이동이 아니라 풍경이 됐다. 목적지가 하나일 필요는 없었다. 들어오는 도시와 나가는 도시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리듬이 달라졌다.


여행은 결국 계산의 연속이지만, 그 계산이 꼭 삭막할 필요는 없다. 언제 떠나느냐, 어디로 들어가느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스페인도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2026년의 항공 시장은 그 선택을 여행자에게 돌려주고 있었다. 비싸지 않아도 괜찮고, 빠르지 않아도 괜찮은 여행. 그 여유가 이번 스페인 여행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2026 여행 설계 지금 떠나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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