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에 도착하면, 여행은 조용히 시작된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공항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 때, 나는 이 도시가 나에게 어떤 표정을 보여줄지 아직 알지 못했다.
나고야는 늘 중간쯤에 머물러 있는 도시였다. 도쿄와 오사카 사이, 지도에서도 마음에서도 늘 스쳐 지나가는 이름. 그래서인지 여행을 결심할 때도 큰 기대는 없었다. 다만 복잡하지 않고, 조금은 조용한 일본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주부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열차에 올랐을 때, 창밖의 풍경은 유난히 단정했다. 화려하지도, 들뜬 기색도 없었다. 그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여행지에서 처음으로 숨이 고르게 쉬어지는 순간이었다.
나고야의 이동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지하철 노선도는 복잡해 보였지만, 몇 번만 타보니 금세 손에 익었다. 하루짜리 패스를 끊고 이 도시를 오가다 보면, 여행자가 아니라 잠시 이곳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목적지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 여행도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도시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도착한 곳은 지브리 파크였다. 이곳은 놀이공원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웠다. 소리를 키우지 않아도 충분했고, 빠르게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 익숙한 장면들이 현실의 크기로 서 있었고, 나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꺼내 보듯 조심스럽게.
해가 질 무렵, 다시 시내로 돌아와 먹은 저녁은 특별하지 않은 한 끼였다. 하지만 나고야에서의 식사는 대체로 그랬다. 자극적이지 않고, 설명이 필요 없는 맛. 히츠마부시를 나누어 먹으며 대화를 줄이고, 대신 하루를 정리했다. 여행에서 꼭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 도시가 알려주었다.
돌아오는 날, 나고야역의 분주함 속에서도 이상하게 마음은 급하지 않았다. 이곳은 인상 깊게 다가오기보다, 천천히 스며드는 도시였다. 여행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생각나는 장면들이 많았다.
나고야는 추천하기 어려운 여행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용히 다녀오기에는 더없이 적당한 곳이다.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았던 이 도시는, 결국 오래 남았다.
여행의 속도, 빨리 보지 않아도 괜찮았던 나고야 여행 기초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