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와 마음의 여백

가방을 여미는 밤, 여행은 이미 시작된다

by 하루담음

비행기표를 예매한 날보다, 여행이 더 또렷해지는 순간은 따로 있다. 바닥에 캐리어를 펼쳐두고 하나씩 준비물을 꺼내놓는 밤이다.


베트남 여행을 준비하며 나는 늘 같은 장면을 반복한다. 여권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은 충전기와 어댑터, 그리고 예상보다 많이 챙기게 되는 얇은 옷들. 덥고 습한 나라라는 정보는 이미 알고 있지만, 막상 가방 앞에 서면 마음이 더 앞서서 준비물이 불어난다. 여행은 늘 필요와 불안 사이에서 짐을 만든다.


베트남에서는 사소한 물건 하나가 하루의 리듬을 바꾼다. 선크림이 없던 날의 오후는 유난히 길고, 편한 샌들이 없는 날의 골목은 괜히 멀다. 반대로 작은 파우치에 담긴 상비약 하나가 하루를 안심 속에 보낼 수 있게 한다. 준비물 체크리스트는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낯선 나라에서 나를 지켜줄 최소한의 질서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많이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아는 일이라는 걸. 베트남의 느린 신호등 앞에서, 갑작스러운 스콜 아래에서, 준비된 사람은 당황하지 않는다. 체크리스트는 여행을 통제하려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장치다.


그래서 나는 출발 전날, 일부러 한 번 더 목록을 읽고 가방을 닫는다. 더 넣지 않기 위해서다. 남겨둔 여백만큼, 현지의 공기와 소음, 웃음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베트남으로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짐을 덜어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여행 전 밤 가방을 싸는 이 순간의 마음, 당신은 어떤가요? 항공권 정보 알아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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