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에 마음을 내려놓고
겨울의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나는 이미 한 겹 가벼워지고 있었다.
1월의 미야코지마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휴양지의 얼굴과는 조금 달랐다. 눈부신 여름의 푸른빛 대신, 바다는 차분했고 하늘은 낮은 숨을 쉬듯 흐렸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불어오는 바람에는 바다의 냄새와 함께 겨울의 결이 섞여 있었다. 이 섬은 환대보다도 침묵에 가까운 인사로 나를 맞았다.
차를 몰고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길은 늘 바다로 이어졌다. 해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파도는 스스로를 과시하지 않았다. 나는 모래 위에 오래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여름이라면 사진을 찍고,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 썼을 테지만 1월의 미야코지마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했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유난히 느리게 흘렀다. 카페에서 마신 따뜻한 커피는 식을 때까지 말을 아꼈고, 창밖의 바다는 색을 바꾸는 데 서두르지 않았다. 여행을 온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장소,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풍경 앞에서 나는 오랜만에 나 자신에게 관대해졌다. 쉬어도 된다는 허락을, 이 섬이 대신 건네준 셈이었다.
돌아오는 날, 짐은 처음보다 가벼웠지만 마음은 조금 묵직해져 있었다. 화려하지 않은 여행이 남긴 것은 사진 몇 장이 아니라, 계절처럼 쌓인 감정이었다. 겨울의 섬은 차갑지 않았고, 조용한 풍경은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가끔은 그 바다처럼 아무 말 없이 하루를 보내도 괜찮다는 것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1월의 미야코지마는 그렇게, 조용히 나를 바꿔놓았다
1월의 선택 겨울에 떠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