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스페인 여행 떠나기전 좋은 이유

2월, 마음이 먼저 떠나는 나라

by 하루담음

비행기 표를 끊기 전부터 나는 이미 몇 번이나 그곳을 다녀왔다.


2월의 스페인을 떠올리면 공기부터 다르다. 겨울의 끝자락인데도 햇살은 유난히 밝고, 골목의 벽은 색을 잃지 않는다. 달력 위의 숫자 하나가 나를 먼 나라로 데려다 놓았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마음은 벌써 그곳의 오후를 걷고 있었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은 묘하게 느리다. 서둘러 검색하지 않아도 되고, 일정표를 촘촘히 채우지 않아도 된다. 바르셀로나의 바람, 세비야의 저녁, 마드리드의 밤 같은 단어들만 적어도 하루가 충분히 흘러간다. 2월이라는 계절은 그 설렘을 조용히 키운다. 성수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음에 여백이 생기고, 그 여백에 기대가 스며든다.


나는 여행을 앞두고 꼭 한 번은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을 만든다. 이번에도 그랬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식히며, ‘잘 다녀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괜찮았다. 스페인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고, 계획이 틀어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2월의 여행은 성취보다 감각에 가까웠다.


설렘은 항상 출발 전에 가장 크다. 하지만 그 설렘이 있어 우리는 떠난다. 어쩌면 여행의 절반은 이미 이때 끝났는지도 모른다. 남은 절반을 채우기 위해 나는 가방을 싸고, 계절을 건너간다. 돌아올 때쯤이면 이 설렘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2월의 스페인을 떠올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미 좋은 여행이었다.



설렘의 기록 2월, 스페인을 생각하며 갖춰야할 옷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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