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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아이 만드는 법, 핵심

by 미친 에너지


나는 의사다.


2003년 수능을 친 의사다.


의대에 가기 위해 공부에 목숨 바쳐 본 의사다.



지금 내 자식은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이다.


내가 공부로 성공했기에 (나에겐 성공이다) 내 자식도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얼마전 엄마들 모임에 갔더니


이제 사춘기라서 말을 안 듣는다. 반항을 한다. 이래 저래 사춘기 애들 공부시키기 어렵다는 말들 뿐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진리는 하나이고 아이 공부시키는 데도 안 통할 수가 없다.



진리 1. 무엇을 싫어하면 싫어하는 결과를 낳고, 좋아하면 좋아하는 결과를 낳는다.

어릴 떄는 엄마가 가라는 학원에 쫄래쫄래 잘 간다.


엄마랑 하는 숙제도 곧잘 한다. 하지만 갈 수록 난이도가 올라가고 엄마의 요구 사항은 커진다.


이 정도 학년이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하는 무언의 압박이 깔린다. 아이도 다 안다.

부담감은 사람을 노력하지 못하게 한다.

(내가 아파서 푹 자고 부담감 없이 친 모의고사에서 전국 1퍼센트 안에 들었었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 다음 시험은 꼴아 박았었고, 그 여파는 매우 치명적이었고 회복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었다)


엄마의 요구사항과 학년이 올라갈 수록 늘어나는 숙제양과 공부양, 진도.. 이 시기가 사춘기와 맞물리면서


아이는 학원 갈 때마다 짜증을 내고, 답답해하는 엄마와 싸우고,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실제로 6학년 엄마들 모임에서


아이가 7살 때 칭찬해 주던 엄마가 그립다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라고.. 그 말을 덤덤하게 하면서도


계속 아이에게 다그치게 된다던 그 엄마.


요새 공부 좀 한다하는 초등 6학년들은 보통 중학생 이상의 수학을 한다.


학교 시험 준비하랴 학원 진도 숙제 따라가랴.. 다른 과목도 공부 하랴..


초딩인데 공부가 버겁기만 하다. 끝이 없다. 항상 할 일이 남아 있다.


다 한다해도 놀시간이 얼마 없고, 차라리 하기가 싫다. 엄마는 또 계속 다그친다.


공부가 더 싫어진다. 결국 중고딩 때 힘을 내서 전력 질주 해야할 떄 결국 포기한다.



그렇다면 나는??



그 모임에서 나 혼자 6학년 아들에게 6학년 1학기 수학을 시키고 있었다.


자기 나이 떄 배워야 할 수학 수준을 반복해서 공부하고, 그래서 숙제도 금방 끝난다.


숙제를 금방 끝내면 놀수가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숙제를 한다.

숙제 다 하고 놀면 더 기분좋게 놀 수 있으니까.


공부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아들은 시험이 게임같다고 한다.


압박을 주지 않으니 혼자 하는 게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만큼 노력했는데 결과값이 얼마 나오는 게임.


누구에게도 잘 보일 필요 없고 보여줄 필요 없는 게임- 그 이름은 공부.



진리 2.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살며 칭찬을 해 주는 존재가 된다.


부모는 그저 롤 모델.


잔 소리는 아이가 부족하다는 전제.


부족과 결핍에서 한 행동은 부족과 결핍을 낳고


칭찬을 해줄 떄 칭찬받을 행동을 계속 한다.


진리다.


당연히 아들에게 잔소리 하고 싶다. 나도. 하지만 진리에 기댈 뿐이다.


지가 넘어져봐야 지 스스로 잘못 된 줄 알고 고친다.


넘어지지 말라고 미리 다해주는 것은


부모 마음 속에 얘는 넘어지면 못 일어날 아이라는 전제, 나 아니면 못 하는 아이라는 전제이다.


마음 속에 품은대로 결과를 얻는다.


대신 사소한 것에서부터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칭찬할 일이 생긴다.


칭찬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칭찬을 하냐는 그 마음으로는 계속 칭찬할 일을 만들지 못한다.


내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부터가 칭찬이다.


나는 내 아들에게

이런 기운을 준다.


항상 내 아이의 꿈은 작가였는데,

갑자기 작가이면서 의사도 하고 싶단다.


중증 외상 센타 의사들 보고서. 그러면서 진지하게 아빠에게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살리는지 묻는다.


흉부외과 심장수술하는 주지훈보다 더 한 아빠.


자기 열심히 사는 모습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서울로 간지 3년. (부산은 너무 수술이 없다 ㅠ)


남들은 다 왜 그렇게 사냐고, 아빠가 있어야 한다고...


드디어 그 효과가 나오나보다.

그러면서 너 정도 실력으로 어떻게 의대가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학군지로 이사가지도 않았고, 중학교 선행 수학을 하지도, 영재 교육을 위한 학원을 가지도 않는 아들은


자기도 지금 공부 잘 하니까 갈 수 있겠네 하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나도 시골에서 일등 했을 때 그런 생각했었는데 ㅋ




위 2가지는 진리다.

누구는 의사 아들이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자기 자유다. 나는 누구에겐 꼭 쓰임이 될 진리를 남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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