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여고생이 엄마와 함께 왔다. 자주 아픈 친구는 아니라 작년 10월에 오고 처음 왔다.
어? 뭐지?
피부가 왜 하얘졌지? 왜 머리카락은 두껍고 까매졌지?
턱에 각이 진게 오늘보니 예뻐졌네? 아니었는데 뭐지?
원래 이 여학생을 몇 달에 한번? 가끔 볼 때마다
머리카락이 푸석하네? 엄마 아빠 오빠 동생은 아닌데 왜 혼자 뚱뚱하지?
왜 혼자만 여드름이 많지? 라는 의문이 스쳐갔었는데.
어차피 아파서 아픈 곳을 해결하고자 왔기에 이 개인적인 질문이 순식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스쳐가도
대기 환자를 생각해서 나는 묵묵히 진료를 해야한다.
내 의문을 뒤로 하고 진찰하고 앞으로의 플랜과 처방 내용을 설명했다.
학생을 보내려다 볼수록 그 변화가 너무 확신이 들고 신기해서 엄마한테
애가 부비동염도 훨씬 심해서 오던 친구인데 며칠 지나도
이 정도 뿐이고 면역력이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분명히 피부도 깨끗해지고 머리카락도 굵어졌어요. 살도 확실히 빠졌어요. 무슨 변화가 있었지요?
라고 엄마에게 물었다.
나의 ADHD 적 특성 덕분에 진료 하면서도 사람들의 사소한 모습들은 내 주의를 자극시킨다.
얼굴 혈색, 얼굴 표정, 머리카락 모양, 머리 색깔, 얼마나 살집이 있는지, 살이 빠져 보이는지 살이 쪄보이는지, 목소리 톤, 늬앙스 그 모든 것들은 나를 주의를 자극시킨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니까. 사람들의 모든 것은 내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게 내 진료에 너무너무 도움이 된다. 나에게는 당연한 일인데 환자는 감동한다.
여기에 감동한 엄마는 눈에 하트표가 그려지며
"그게 보여요? 와.. 탄수화물을 확실히 줄였거든요"
"와. 정말 잘 하셨어요. 완전 달라졌어요.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하면 밥을 말하는게 아니라 "라면, 빵, 과자" 이런거에요. 정말 잘하셨어요. 이게 다 엄마 덕분이지 애가 어떻게 했겠어요?"
"선생님 식단 짜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알아봐 주시니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요. 정말 달라 보여요?"
원래도 삼남매 나한테만 오는 엄마였는데 이 엄마는 더 나한테만 오겠다....
정말 오후에 아빠까지 데리고 왔네..
정말 그렇다. 식단이다.
나 또한 20세 때 20킬로를 안 먹고 뻈고 고등학교 때 너무 살이 쪄서 또 살이 찔까봐 항상 두려움이 있다.
나는 항상 건강 체질이라는 생각에 무턱대로 먹을 때만 탄수화물 빵 과자 면 종류 엄청 먹고
안 먹을 때는 완전 절식 수준으로 안 먹었었다.
40대가 되자 몸무게는 항상 날씬했지만 얼굴은 점점 탄력을 잃어가고, 머리카락은 푸석해지고.. 가끔 진짜 안 먹을 때는 환자들이 아프냐는 말도 할 정도였다. 30대 때는 안 먹고 살 빼면 그렇게까지 푸석해지지 않았는데 30대 후반 40대 넘어갈 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다.
40대부터는 단백질 보충을 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몇 년전부터 영양제를 꽉 먹기 시작하면서 얼굴이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탄력이 부족했다. 단백질이 채워지지 않은 것이다. 우리 몸은 모두 단백질이다.
이 아이와 같이 10대 20대는 안 좋은 것만 안 먹어도 얼굴이 좋아지지만
30대 후반부터는 밀가루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단백질을 보충해야 모발과 피부가 달라진다.
확실히 다이어트에 관심을 계속 두고 항상 음식을 조심하던 엄마들이 단백질 보충에는 신경쓰지 않은 상태에서 몇년 후에 다시 찾아 올 때 얼굴이 ....
자신은 모른다. 나도 대놓고 말할 수는 없다.
자기 체중만큼의 단백질 그램수를 먹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하루 50그램 단백질 채우느라 하루 식단이 바쁘다. 틈틈이 야채 먹고 하다보면 밀가루 먹을 시간이 없다.
내 얼굴은 맑아졌고, 두피와 모발은 두꺼워졌다. 뭔가 모발이 무거워짐을 느낄정도니까.
단백질을 먹으니까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 몸은 모두 단백질이다.
좋은 것을 먹으니까 좋은 혈색과 좋은 몸이 나오고
나쁜 것을 먹으니까 나쁜 혈색과 좋지 않은 몸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떤가.
마음의 식단은 어떤가.
자기 비하하는 말, 문제에만 포커스 된 태도들, 악화될 미래에 대한 말들은 내 영혼의 식단이다.
내 영혼에 어떤 식단을 먹이느냐에 따라
나에게서 나오는 분위기와 내 에너지의 결과는 달라진다. 좋은 에너지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든다.
그것을 내 환자들이 느낄 수밖에 없고, 내 에너지를 내 환자들이 받아갈 수밖에 없다.
환자에게 제대로 좋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의사는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 환자와 내 영혼을 위해 나에게 해가 되는 식단을....... 해가 되는 생각을 먹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