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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 마이 데이지 Feb 17. 2021

나도 보이는 세상, 나만 보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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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착한 것 빼곤 내세울 만한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엄~청 착한 것도 아니어서 그다지 나의 매력을 어필할 수단이 없었다. 그나마 잘하는 그림 그리기가 나의 유일한 무기가 되었지만 그마저도 프로들 사이에 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어디를 가든 나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다. 착하다는 이야기 말고 ‘너는 이런 걸 잘하는구나.’ ‘너의 생각이 맞아. 나도 같은 생각이야.’ 같은 말을 들으면서 인정받고 싶었다.


인정받지 못한 어린 내가 아직도 칭찬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걸 들키고 나면 또 내가 너무 초라해져서 쥐구멍에 숨듯 집 밖을 나가지 않았고 인간관계가 들쑥날쑥하기를 반복했다.



나도 살아 있으니, 나도 존재하고 있으니 나 좀 보아달라 그 간절함에 열심히 작품 활동을 했지만 이름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 나 빼고 다른 작가들은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았고 사랑받는 것 같아 부러웠다.


내가 원하는 건 그들 속에 나도 있으니 나도 알아차려주기를 바랐던 것 같지만 사실 그게 아니었다.


나도 보이는 세상 아니라 ‘나만 보이는 세상에서 나 혼자 허우적거렸던 거였다.



나만 보이는 세상나의 낮은 자존감이 만들어낸 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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