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멀쩡히 살아가는 방법

<일상을 멀쩡히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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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일본 영화 속 남편들이 밥상 엎듯이 세상을 다 엎어버리고 싶었다. 분노를 유발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만 괴롭혀라 화를 내 보아도 되돌아오는 건

“너 좀 미친 것 같아.”

는 말이었다. 때마침 그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느라 통원 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상처 난 곳을 또 후벼 팠다. 그 말 한마디로 나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분노를 왜곡하고 도리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없던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가슴속 응어리가 지고 그걸 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런 일들이 지속되다 보니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예민한 사람으로 보였고 그럴수록 나는 갈 곳 없는 외톨이가 되었다.

외톨이가 되어 슬펐던 내가 찾아낸 방법은 나의 분노를 진지하지 않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화는 나지만 “다들 그러고 살아.”라는 말을 되뇌면서 나의 상처를 덮어버렸다.

멀쩡히 살아가는 법을 찾은 게 아니라,

멀쩡해 보이게 살아가는 법을 찾았다.

그리고 그게 나에게 맞는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멀쩡히 살아가는 방법을 찾겠다고 날뛰면 지킬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멀쩡해 보이게 살면서 어쩌다 찾아오는 멀쩡한 하루를 만끽하며 사는 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사실, 나는 이미 멀쩡히 살아가는 법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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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ustrator 라지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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