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질 줄 알았던 낯설음 속에서, 나를 다시 보듬는 연습
나는 다시 한 번, 낯선 공간에
나를 조심스럽게 던져놓는다.
남자친구를 따라
서울에서 원주로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
처음엔 설렘이 컸다.
하지만 그 설렘은 점차 불안으로 바뀌었다.
“내가 가서 잘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환했던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진다.
낯선 공간이 처음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낯선 집에서 살아왔다.
아빠의 이혼, 오빠의 유학생활,
그리고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밤낮없는 노동.
그 시간 동안
나는 늘 누군가의 집에 맡겨졌다.
우리 집이 아니기에 눈치를 봐야 했다.
소란이 일어나면 괜히 내 탓 같은 죄책감.
밤엔 화장실조차 조심스러운 낯선 공간 속에서
나는 조용히 나를 눌러두곤 했다.
특히 몸이 아픈 날엔
엄마가 너무도 간절했다.
엄마의 저장강박으로 어질러진 집이라 해도
그곳은 내게 '엄마 품'이었다.
하지만, 그 집엔
엄마가 없었다.
나는 이제 31살.
이제는 이런 낯설음도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버겁다.
낯선 공간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불안한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예전의 나는
그 불안조차 나약함으로 여겼다.
“왜 넌 그 모양이야?”
그렇게 나는 늘 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를 그렇게 몰아붙이고 싶지 않다.
나도 사람이고,
불안을 느낄 수도 있다.
이제는 그저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아주고 싶다.
“그래, 넌 불안할 수도 있어.”
“괜찮아, 넌 잘 해낼 거야.”
31살의 밍밍이는
그렇게 내 손을 잡아주고 싶다.
“넌 잘할 수 있어.”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야.”
당신도 지금, 낯선 공간에 있다면
나처럼, 스스로를 다정하게 껴안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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