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죽을뻔했다 14화. 나는 왜 특이할까

특이하단 말이 싫었다

by 밍밍

20대가 되고 나서 사람들에게 자주
‘특이하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어느 순간 친해진 사람들은 나를 ‘진국’이라고 말해줬지만,
사실 “특별하다”와 “특이하다”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누가 “너 참 특이해”라는 말을 좋아하겠는가.
그 말은 늘 어딘가 날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 같았다.



한때는 이 특이한 성격 때문에
공황장애가 왔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물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나는 정말 내 성격이 싫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세상을 특이하게 바라보는 내 마음 때문에
무기력, 우울, 공황을 고스란히 겪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믿었던 시기도 있었다.


나는 내 일, 내 감정, 내 생존과 관련된 게 아니면
기억을 잘 못 한다.
혹은 ‘안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종 “독고다이 같아요”라고 말하곤 했다.
근데 억울했다.
그게 내가 일부러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진짜로 머리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 뇌는 불필요한 것을 차단해버리는 생존 전략을 만든 걸지도 모른다.


나는 한동안 '특이해도 괜찮아'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특이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야’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다독이며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 다시 ‘특이하다’는 피드백을 계속 받다 보니
내가 그동안 단단히 붙잡고 있던 자존감이
조금씩 위축되기 시작했다.
마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이제는 나를 탓하지 않는다.
나는 내 성격이 마음에 든다.
힘들지만, 내 삶이 마음에 든다.
평범한 삶보단, 지금 이 특이한 삶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의 입에서
“너는 참 특이하다”라는 말이 나올 땐—
조금, 아니… 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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