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과거 마블의 팬들이라면 반가워할 장면들이 많이 담겨있다. 본인을 침체기에 있는 마블의 '예수'라고 표현한 '데드풀'의 대사처럼 MCU의 희망이 담긴 작품이다. '데드풀' 고유의 특색과 개성을 붙잡고 '울버린'과 조화를 어떤 식으로 이룰 것인가 궁금했다. 또한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데드풀'과 어떻게 혼합할지 궁금했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은 고유의 유머를 유지한 채 마블 팬들의 향수를 부르는 영화적 요소들로 채워 장르적 재미와 개성을 잡으려 노력한다. 역시나 인상적인 부분은 '데드풀'을 통한 유머다. 그 유머는 예상 가능한 지점이 있음에도 여전히 위력적이고, '울버린'과 성격상 대조를 이룬다. 두 캐릭터가 이루는 케미가 이번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핵심이다. 두 캐릭터의 케미는 생각보다 어울렸고, 영화에 적절히 녹아들었다. 대조되는 성격과 반대로 두 캐릭터의 액션은 유사하다. 근접전을 기본으로 하면서 회복 능력을 가진 캐릭터라는 유사성을 지녔다. '울버린'의 '클로'와 '데드풀'의 '카타나'가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이 역시 액션의 느낌은 비슷하다. 대조되는 성격과 액션의 유사성을 지닌 캐릭터, 그리고 마블 영화의 향수를 적절히 섞어 영화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이번 시간에는 마블의 팬들을 향한 헌정,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다뤄본다.
'데드풀'은 영화계, 그리고 'MCU'에서 독자적, 독보적인 캐릭터다. 화면 밖의 관객에게 대사를 건네고 현실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런 고유의 특색은 이번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도 이어진다. 거친 느낌의 미국식 유머와 대사들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지루함이 없고 캐릭터의 재미는 유지된다. 또한, 거친 입담을 가진 캐릭터임과 동시에 그는 화려한 근접 액션의 캐릭터다. 아다만티움 칼과 총, 격투 능력, 그리고 재생 능력을 지닌 히어로인 점이 특징이다. 후에 언급할 '울버린'과 유사한 특징이 맞물리며 타격감이 훌륭한 액션을 선사한다. 인상적인 것은 '데드풀'의 성향이다. 얼핏 보면 선역인지 악역인지 모를 언행으로 착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늘 선역의 편에 서서 해피 엔딩을 꿈꾸는 '데드풀'이다. '데드풀'은 미워할 수가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 매력이 이번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에도 자리한다. 액션은 더욱 다채롭고, 캐릭터의 유머는 보다 거칠다. 또한, 데드풀 시리즈에서 가장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데드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캐릭터 간의 연계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울버린'이 매력적이고 눈에 띌 수 있지만, 여전히 시리즈의 중심은 '데드풀'인 것을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배우의 '울버린'이 영화에서 잠깐 등장하지만, 역시나 '울버린'은 '휴 잭맨'이다. 아마 앞으로 '울버린', 그를 대체할 배우는 없을 듯하다. 그가 가진 분위기와 '울버린'의 역사는 독보적이다. '울버린'은 과묵하고 마초적이며 남성적 캐릭터다. 또한 인간적인 내면을 지닌 캐릭터다. 그런 그가 수다스러운 '데드풀'을 만난다. 이 대조적인 조화는 개인적으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조적인 특성은 캐릭터 간 작은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져 오락적인 요소가 된다. 또한, 캐릭터의 특성은 반대 지점에 있지만 두 캐릭터가 펼치는 액션은 상당히 유사하다. '울버린'의 클로와 '데드풀'의 칼, 근접 격투로 이루어진 액션에서 오는 쾌감은 훌륭하다. 또한, 그가 착용한 오리지널 '울버린' 코스튬은 마블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마블의 팬들을 향한 헌정의 일부라고 할까. 코믹스 원작에서 본 모습을 영화로, 그것도 '휴 잭맨'의 '울버린'으로 보게 될 때 발생하는 감동이 이번 영화에 있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중심은 여전히 '데드풀'이지만, 영화의 매력은 상당 부분 '울버린'이 차지한다. 그만큼 배우와 캐릭터가 동일시될 때 발생하는 힘은 상당하다. 앞으로 '울버린'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필자에게 '울버린'은 영원히 '휴 잭맨'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간 'MCU'의 영화를 보고 '코믹스'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환호할 만한 설정이다. 하지만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설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의 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데드풀'의 대사로 설명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현저히 부족하다. 과거 'MCU'의 영화, 그중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전의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대중성과 드라마다. 모든 관객을 아우르는 대중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는 캐릭터의 대중성은 이뤘으나, 영화 전체적인 내용에서 대중성 확보는 실패했다. 이 대중성 확보의 실패 이유는 드라마에 대한 설명의 부족과 연결성의 결여다. 페이즈로 구분하며 개별 영화의 연결을 취하고 있는 'MCU'는 각 영화의 드라마가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래서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전의 영화는 대중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개별 영화들도 해당 영화의 캐릭터가 가진 깊은 서사가 있고, 그를 영화적으로 적절하게 풀어냈기에 'MCU'가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은 이런 드라마의 부분에서 다소 아쉽다. 필자는 최근 'MCU'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캐릭터로 회복하려 했던 의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면성이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데드풀'에 '울버린'을 더한 조합은 효과가 있었기에 이번 영화가 'MCU' 팬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 평점 : 3.5 (추천)
* 한 줄 평 : 효과적인 캐릭터 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