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는 것을 소중히 하지 않을 때

연재칼럼-7

by 오숙하

아침에 차로 출근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점점 커지는 소리에 불안해졌다. 운전자 좌석 밑 쪽에서 소리가 났는데, 브레이크를 밟던, 액셀을 밟던, 불규칙하게 소리가 났다. 엔진 쪽에 문제가 있나? 뭔가 헐렁해져서 흔들리는 건가? 엔진 오일을 담는 곳이 깨져서 흐르면 어떡하지? 올해로 13년째 몰고 있는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큰 고장 없이 (잔고장은 많았다) 앞으로 몇 년은 더 버텨주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당황스러웠다. 얼마 전 동생이 전기차를 산 것을 보고, 나도 다음 차는 전기차로 사야겠다고 검색도 하고, 차를 충전하는 상상도 해보고 그랬었다. 나의 배신에 차가 서운했던 것일까? 수리비가 많이 나오면 어떡하지? 차라리 새 차를 사는 게 나을까? 차를 당장 사야 하나? 다음 주는 기차로 출근해야 될까? 별별 생각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다. 그 와중에 소리는 점점 더 요란해지고 갑자기 차가 멈추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운전을 계속했다.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는 날이라 꼭 제시간에 도착해야 했다. 간신히 시간 안에 직장에 도착해서 주차를 했다. 일이 끝나고 정비소에 가서 봐달라고 해야 하나? 일단 일이 끝나고 살펴본 후 결정하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고 퇴근을 해서 주차장에 나왔다. 차를 타려다가 아까 살펴보기로 한 것이 생각이 나서 운전자 석 바퀴 밑을 살펴보았더니 타이어 옆에 뭔가가 보였다. 당겨보니 꽤 큰 나뭇가지였다. 아마도 타이어와 차 사이의 빈 공간에 끼어서 타이어와 함께 계속 돌면서 소음을 냈던 것 같다. 나뭇가지를 빼고 나니 운전할 때 소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아, 얼마나 다행인가. 아침에는 새 차를 사야 하나 고민까지 했었는데 말이다. 새삼 나의 오래된 차에게 큰 감사함을 느꼈다. 지금까지 나의 안전을 책임져주었던 소중한 존재인데, 새 차를 살 생각에 들떠있었던 것이 미안해졌다.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버리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번에는 차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나 싶었다. 늘 가지고 다니던 모자나 스카프를 대충 두고는 잃어버리고, 또 며칠 뒤에 찾고, 가끔은 다시는 찾지 못하기도 한다. 자주 사용하는 일상의 물건들의 소중함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내가 소유한 모든 물건들을 소중하게, 애정을 가지고 대하고 싶다. 오래오래 같이하고 싶다. 그러려면 물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물건을 사용하고 잠깐 어디에 두는 순간에도, 의도적으로 그 위치를 기억해야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미니멀리즘과 마인풀니스와도 맞닿아 있다. 적은 물건을 소유하면서, 잘 사용하고 의식적으로 보관하는 것, 즉, 가볍게 살면서, 매 순간을 음미하는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나의 오래된 자동차가 상기시켜 주었다. 이제는 전기차 생각 안 할게. 정신적 바람이지만 미안했다. 앞으로는 잘할게. 자동차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다짐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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