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일을 하는 일의 중요함

연재칼럼-15

by 오숙하

요새는 취미를 수입창출에 연결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나도 한 번 해볼까 싶어서 시도해 보다가도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된다. 블로그가 바로 그런데, 블로그로 부수입을 얻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만 나는 몇 년째 블로그를 계속하면서도 광고 소득을 인출할 수 있는 최소 금액에도 한 참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쓴 글 중에는 나 외에 아무도 읽지 않은 글들이 태반이다. 일기처럼 나라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서 쓰는 글들이지만, 바다에 던진 유리병처럼 혹시나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인터넷 세상에 던져보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던 바이올린도 그런 취미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전공을 할 것이 아님에도 꾸준히 레슨을 받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교회에서 연주를 하며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악기를 접하며 지냈다. 물론 몇 년씩 손도 안 대고 지나가던 시기도 거쳐왔지만 요새는 하루에 1분이라도 매일 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다. 단순히 내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듣고, 팔의 근육을 조절해서 더 나은 울림을 만들려는 그 노력의 시간이 즐거워서이다. 1분이든 5분이든 마치 명상처럼 오로지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가끔 소설도 끄적인다.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지만, 없던 이야기가 생기는 것을 체험하는 기쁨은 잔잔하지만 특별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다 나라는 독자, 관중을 위한 유희이다. 타인의 인정과 상관없이, 오로지 나를 위한 행위들이다. 사실 돈이 되는 일은 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작업인 만큼, 나만의 취향을 고집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는 것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서 창조해 내는 글과 소리는, 한 사람의 취향을 철저하게 만족시키는 맞춤형 콘텐츠인 셈이다. 그것의 대가는 나의 시간과 노력으로 지불하고, 보상은 나만의 은밀한 기쁨으로 돌려받는다. 돈이 안 되는 취미가 많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돈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 먹고살만하니까 이러고 노는 거다. 나의 하루를 더 많은 쓸데없는 일로 채워보고 싶다. 시간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이렇게 한층 더 커져간다. 조기은퇴를 향하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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