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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득 Nov 06. 2022

멱살잡고 낙관주의

잠깐만 누워있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침대에 몸을 던질 때가 많다. 그러다가 불 켜놓고 잠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상태로 아침을 맞으면 기분이 더럽다. 푹 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뭔가를 한 것도 아니고. 컨디션도 좋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련다. 악조건 속에서도 잘 잔다. 시험 전날에도 푹 자는 사람이, 환한 빛 따위에 굴복하랴. 그렇지만 빛과 싸우지 말고, 어둠과 함께 자자.


잠들기 힘들었던 어린 시절. 그때를 위로한다. 눕자마자 잠들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모두가 어둠 속에 안겨 편히 잠들 수 있기를.


근데 생각해 보니 멱살 잡힌 건 낙관주의가 아니라, '나' 아닌가? 잠깐 누워있는 게 아니라 그냥 자면 안 되나? 다시 일어나서 뭘 하려고?


무엇이 나를 붙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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