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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an 05. 2022

새해의 가치

새해를 맞으며

새해가 밝았다.

새해 출근길은 여느 때와 다른 새로운 다짐으로 첫 발을 내딛는 또 다른 출발이다.

꽁꽁 얼어붙은 영하의 날씨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새해를 열어본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에는 기대와 희망이 있고 동일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시작이듯 축복과 염원을 빌며 보다 나은 한 해를 다짐하는 시기이지만 시작이란 단순한 공감각적인 시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순환은 언제나 질서가 있고 세상 모든 일은 순리가 있는 까닭에 해마다 변함없는 절기의 변화이지만 시작과 출발은 그 자체만으로 새로운 가치를 갖는 것이다.

누구나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하고 가족 모두의 건강을 염원하며 무엇보다 돈이 많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특히 지난 해 보다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힘겨운 일이 많을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모두의 소망이며 순탄하지 못한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만 잘 살다는 의미는 결코 획일화될 수 없는 저마다의 가치이고 잘 살고 못 사는 척도는 비교가 아닌 자신이 체감하는 삶의 질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가치는 무형의 의미만으로는 형성되지 않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문명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은 자연과 사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형의 산물이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안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생활조차 하기 어렵다.

비단 자본주의의 폐단을 말하지 않아도 빈익빈부익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세상의 민낯이지만 현대사회로의 변천과 함께 신분계급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법률상의 제한만 사라졌을 뿐 소유의 양에 따른 신분 계층의 골은 시대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며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모든 갈등은 경제적 문제로 나타나는 것으로 오늘날 삶의 중추적인 에너지는 경제력과 연결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물질적 가치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식주의 구성부터 내적 향상을 위한 무형의 자산을 추구하는 과정도 돈이 없다면 지식 습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산다는 것은 변화 속에 성장하는 과정이고 성장이란 외적, 내적의 조화가 창조하는 가치의 향상을 말한다.

심오한 철학도 깊은 지식도 인정받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며 지식이 학문으로 태어나는 곳이 우리가 속한 사회이므로 무형의 자산 또한 물질만능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비로소 가치를 얻는 것이다.

속세를 뒤로하고 산속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을 취재한 TV프로그램이 중년층에게 인기가 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은 회피와 치유를 위해 문명과 떨어진 삶을 선택했지만 대부분 출연자들은 건강의 회복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찾고 만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은 속세의 정형화된 생활에서 벗어난 후 새롭게 얻은 원초적 자연의 생명력이 자신을 바꾸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들이 산속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유는 모든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장자(壯者)는 그의 저서를 통해 행복의 가치를 이렇게 말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최고로 맛있고 내가 입는 옷이 최고로 멋있고 내가 사는 집이 최고로 편하며 내가 누리는 문화를 최고라고 느낄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다."

그러나 장자(壯者)의 행복론은 가치 기준의 척도가 자신의 관점으로만 점철된 것으로 어찌 보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수 있는 오류도 있으며 자신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평가는 사회의 시선과 관념을 개의치 않는다는 뜻도 포함되는 것이다.

삶의 가치는 저마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회에서 재단한 기준에 부합하는 가치의 척도는 대다수의 관점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애착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에 그칠 뿐이다.

현대 사회의 잘 산다는 개념은 궁극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물질적 풍요 속에 하고 싶은 것을 누리면서 문화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 각박하다는 것은 인정이 없고 삭막한 뜻으로 사람이 여유가 없다면 각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며 내면의 결핍은 사람을 인색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형과 유형의 자산을 달리 생각한다.

포괄적 카테고리의 개념으로 구별한다면 유형과 무형 자체는 엄밀하게 구분되지만 유형과 무형의 가치는 서로 연결되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무형의 가치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는 그것은 이미 한 사람의 몫이 아니며 무형의 자산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면 화패의 가치를 지닌 유형의 산물로 변하는 것으로 규모와 액수만 다를 뿐 형태를 갖춘 생명을 얻는 것과 바를 바 없는 것이 무형의 자산이다.

다시 말해 잘 산다는 것은 소유의 양이 많다는 것이며 유형, 무형의 가치가 증가하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새해의 시작은 잘 살기 위한 행보의 첫걸음이며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지만 피상적으로 올해는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변화된 자신을 만들 수 없다.

기복 신앙이 응답이 없는 이유는 신이 기도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배제된 간원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고 삶의 가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 한 해는 지나간 과거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 결실을 만든 사유는 있다.

좋은 결실도 허탈한 결산도 자신의 능력에 따른 명백한 결과임을 인식해야 하며 변화를 원한다면 멈추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이 막막하고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능력이 없다 해도 시련을 기회의 발판으로 디딜 수 있다면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굴곡진 오솔길은 비상할 수 있는 활주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멈추지 않고 반복한다는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생활을 바꾸는 능력이 된다.

새로운 계획과 다짐도 중요하지만 좋은 습관은 행운을 부르고 악습은 불행을 낳는다는 진실을 명심해야 한다.

후회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은 하고 결과에 승복하고 사는 것이며 무심코 행하는 자신의 악습이 오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새해 아침에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만 세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었다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종교가 자유를 억압해도 양심은 버리지 말고

시선의 자유로움을 갖고 살되 죄는 짓지 않으며

행동의 자유로움을 즐기되 방황은 하지 않는 인생을 사는 것과

여유는 있어도 탐욕에 빠지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오늘 나의 행동이 내일과 연결되는 삶을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가치 있는 2022년은 나의 몫이 될 것이며 멈추지 않는 긍정의 질주는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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