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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an 07. 2022

좋은 시작, 예정된 이별

이별을 부르는 사유

새해가 되면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며 새해의 일출과 함께 혼자가 아닌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싱글에게는 무척이나 간절한 망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은 어렵지만 과정도 순탄할 수는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며 이러한 진리는 남녀관계에서 겪어야 하는 진통과 같고 아름다운 게 사랑이지만 복잡 미묘한 것 역시 사랑이라는 관계이다.

사노라면 불협화음도 삶의 한 부분이라 해도 한번 어긋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게 남녀관계이고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못 보면 못 견디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 자신을 양보하며 지속한 사랑도 상대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워낙 종잡기 힘든 게 사람의 마음이라 좋았다 싫어지는 이유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유는 있기 마련이고 결별 외에 마땅한 방안이 없는 경우는

첫째 상대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때와

둘째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이 없는 상황을 말할 수 있다.


배신은 비단 연인 사이에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연인관계의 배신이란 꼭 바람을 피운 것만이 아니다.

하찮은 일이어도 서로 믿고 교감하던 상대에게 나의 존재감을 의심하게 만드는 경우를 말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을 함께 하던 사이에서 내가 모르는 일을 상대가 하고 있을 때  그것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대에게 무언가를 감추는 일은 관계를 악화시키는 도화선이 된다.

상대가 모르는 비밀이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제3자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결별의 원인이 되는 사유이다.

흔히 "자기가 알면 속상할 것 같아서....." "좋은 일도 아닌데 말할 필요 없잖아." "나중에 말하려고 그랬어." "그걸 왜 자기한테 말해야 되는데..."라는 변명을 하는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당하게 되면 상대에게 나는 무슨 존재인지를 의심하게 되는 심정은 당연한 것이고 자신이 모르던 일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어도 연인 관계에서는 심한 실망뿐 아니라 배신감 또한 느끼게 된다.

사랑이란 서로 주고받는 것이며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는 의미이고 가까울수록 지켜야 하는 경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경계는 약속은 하지 않았으나 인격적으로 지켜야 할 암묵적인 선이지만 넘지 않는 선상에서 상대를 속여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두 사람이 만나기 전의 과거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과거의 중대한 사실을 감추는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결혼한 배우자가 자신의 과거를 속이고 혼인한 경우에는 명확한 이혼 사유에 해당되고 법적인 책임도 져야 한다.

요즘 시대에 연인관계에서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될 사유는 전혀 없고 좋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극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일이 진행되는 상황이며 당연히 그런 행동은 상대를 속이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연인 관계의 공유는 정서적인 교류와 감정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사랑하는 사이에도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기 마련이지만 가족관계와 학력, 이력을 솔직히 공개하지 않는 것은 가까운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중요한 문제나 사안을 상대에게 감추는 것 또한  화근의 원인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속인 후 취업한 경우에 해고가 되고 때에 따라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유명인이 과거를 속인 이유로 모든 것을 잃고 사회에서 매장되는 사례는 뉴스에서 가끔 볼 수 있듯이 연인 사이에 진실하지 못한 관계는 지속될 수 없고 상대로 인한 존재감의 상실은 배신이 아니라 해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법이다.

배신이란 믿음이 깨지는 것이며 믿음이 깨진 상황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회복은 불가능하고 좋은 감정으로 시작된 만남이 나쁜 상황으로 마감되는 경우는 애석하지만 빈번하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헤어질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사유는 상대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할 수 있다.

대부분 남녀관계란 서로 좋아하는 감정으로 시작되고 사랑에 빠진 기간 동안에는 상대의 단점도 이해하기 마련이다.

눈에 콩깍지가 씌운 상태라면 상대에게 결함이 있어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자신이 있고 무척 드물지만  사랑의 위력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연애 초기에는 상대를 위해 서로가 노력을 많이 하고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

엄마하고는 못 지키는 약속이어도 여친 하고는 잘 지키는 게 당연한 연인 사이이며 상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 사랑의 속성이기도 하다.

연인에게만 해당되는 경우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친한 사이에서 서로의 민낯이 차차 드러나게 되고 허물없는 사이로 발전하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상대에게 결함이 계속 나타나면 좋다는 감정만으로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사람의 천성은 월식과 같아서 잠시 가려지지만 드러나기 마련이고 천성은 결코 바뀌지 않는 DNA와 같은 것이다.

부부의 경우 자식 때문에 의무감으로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불행 중 불행이지만 특히 장래가 보이지 않는 결함투성이의 사람과의 이혼은 법원에서도 손을 들어주는 례가 많고 희망이 없는 상대와는 결별 이외의 해결책은 없다.

좋다는 감정이 사랑으로 발전하면 결혼을 생각하는 것은 지당한 순리이고 결혼을 앞둔 연애기간에는 좋아하는 감정에 상대의 단점은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인 속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문제는 심각해 진다.

꼭 결혼에 관한 문제가 아니어도 결함이 많은 사람에게는 친구도 연인도 배우자도 떠나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사랑이란 결코 정도(定道)가 있는 과정은 아니다.

서로 다른 DNA를 가진 개체가 만나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사랑이며 함께 있는 자체만으로 행복하고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는 분명한 축복이지만 사랑을 위한 조건은 항상 수반하는 것이며 그 조건에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속물적 특성이 감춰져 있다.

사람은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더 좋고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소유하고픈 심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어찌 보면 현 세대에 어울리는 적절한 연애관이 쉽게 만나고 부담 없이 헤어질 수 있는 것이라 해도  가장 미묘하고 애매모호한 것이 사랑인 까닭에 모든 것이 진화하듯 감성 보다 실리를 따지는 연애관계를 부정적 시각으로 볼 이유는 없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세상이 변하면 사랑도 변한다 해도 오래 될수록 가치를 더 하는 것은 사람, 사람과의 진솔한 관계이며 이성과는 다른 감성 때문에 사랑을 하는 것이지만 감성은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이며 모래알 하나도 움직일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이란 결코 감정에 좌우되는 가벼운 변화가 아닌 시간이 갈수록 진가를 발하는 고귀한 보석과 같다.

하지만 원석이 빛을 내려면 가공이 필요하듯 사람과의 관계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추운 겨울 유난히 옆구리가 허전한 까닭은 자신만의 숨은 보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며 짚신도 짝이 있지만 세상에 싱글이 넘쳐나는 이유는 사람은 혼자라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와주는 것만으로 행복인 이들이 있고

떠나주는 것만으로 행복인 이들이 있다

Some goes happiness where they go;

other whenever they go.


                         Oscar 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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