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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Sep 06. 2022

밥 위에 떡

경사에 경사

가난했던 시절에는 '밥심'이라고 많이 먹어야 일을 잘한다는 말을 많이했고 밥이 보약이라는 말은 세대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부모님 시대의 밥그릇은 지금의 밥공기에 비하면 2배 이상은 컸고 조선시대 서민의 밥그릇은 냉면 그릇만큼이나 컸다. 고증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성인 남자가 7홉의 밥을 먹었고 여자는 5홉, 아이들은 3홉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7홉은 1리터 200ml의 양이다.

1980년대까지 집에 손님이 오셔서 식사 대접을 할 때면 일명 머슴밥이라는 고봉밥을 산처럼 쌓아 드려야 마음이 놓였고 인정은 넘치던 정서가 있어 집에 우체부나 고지서를 전달하러 온 관공서 직원에게는 물 한이라도 대접해야 한다는 예의가 있었다.

농사를 짓던 한민족은 당연히 노동량이 많은 까닭에 장시간 고된 농사일을 견디려면 밥으로 식사량을 채웠고 새참 또한 국수나 옥수수, 감자와 같은 탄수화물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모든 게 여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사실 '먹고살기 힘들다.' '입에 풀칠하려면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은 일이 고되고 사는 게 힘들다는 대표적인 표현이지 요즘 세상에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과유불급을 실감하는 시대이다 보니 넘치는 칼로리 때문에 비만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고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환자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식생활은 풍족해졌지만 바쁜 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자기 관리를 할 시간이 없고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학 상식은 높은 수준이 음식문화는 나날이 고급화되는 반면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는 습관이 건강의 가장 큰 문제가 된 세상이다.

특히 한국인의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이 탄수화물 과다 섭취에 있다는 학계의 발표는 어느새 일반 상식이 되었지만 한국 사람들의 섭생 습관은 예로부터 탄수화물이 주식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메뉴는 무슨 음식을 먹든 밥이 빠지면 허전하다.

라면과 국수, 빵 등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들도 주식과 다름이 없으나 시대가 바뀌어도 한국인의 주식은 여전히 흰쌀밥이다.

그러나 가난했던 시절에는 쌀도 풍족하지 못했으며

조선시대까지 양반을 제외한 한 백성들은 잡곡만 먹다가 조선 중기 18세기 영조 때 관개시설이 발달하며 백성들이 처음으로 쌀을 먹을 수 있었다

6.25 전쟁이 끝나자 많은 양의 밀가루 원조가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는 부족한 쌀을 대처하기 위해 밀가루 음식과 잡곡밥을 장려했고 학교에서는 잡곡밥을 싸왔는지 도시락 검사까지 했던 시절을 우리 부모님들은 기억을 한다.

한민족의 술, 막걸리도 쌀로는 만들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던 시절은 조선시대가 아닌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서 80년대 초반이었다면 그리 오래된 옛날 얘기는 아니다.

원래 국수도 식사 대용이었고 수제비와 칼국수도 전통음식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든든한 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국, 반찬이 차려진 한 끼의 식사가 정찬이며 빵은 간식이지 한국인에게 식사가 되지는 못한다.

밥 위에 떡'이란 말은 좋은 일에 더 좋은 일이 넘친다는 뜻이지만 전통적으로 잔칫상에는 항상 떡이 빠지면 안 되고 고기와 술을 곁들인 잔치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난 후에도 후식으로는 떡이나 약과를 먹어야 훌륭한 코스 메뉴이다.

그런 전통적 식문화 때문인지 한국인에게 달달한 빵이나 떡은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에 속한다.

이제는 음식이 국경이 없는 시대이고 서구 음식이 한국 음식과 나란히 자리를 잡은 문화가 정착이 되었지만 한국인의 밥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회식 메뉴가 삼겹살이고 느끼한 돼지고기도 소주를 곁들이면 쉽게 과식을 하게 되지만 테이블에 소주병이 쌓이고 위는 포화상태가 되어도 불판에 밥을 볶아 먹어야 마무리가 된다.

불고기를 실컷 먹어도 남은 불고기 국물에는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이고 아귀찜이나 전골을 먹어도 불판에 밥을 볶아 먹는 식습관은 언제부터인지 한국인의 마무리 코스가 되었다.

운동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건강과 함께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국민 대다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은 확산되지만 탄수화물 음식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정보가 많다 보니 무조건 탄수화물 음식을 피하는 젊은 층이 많은 게 요즘 추세이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3대 영양소이며 가장 기본적인 신체의 에너지원으로 인간에게 중요한 영양소이다.

탄수화물은 인체의 활동에 바로 작용하는 가장 필요한 에너지이며 특히 뇌의 유일한 에너지 원료로 단백질과 지방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는다.

인체에 공급되는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혈액의 포도당이 급속하게 떨어져 뇌기능이 저하되고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탄수화물이 우울증을 감소시킨다는 정보는 뇌에 활한 영양공급과 연결되는 과학적 사실이다.

흔히 운동할 때 단백질이 주연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백질은 1g에 4kcal의 에너지를 낼 뿐이고 유산소 운동에 사용되는 영양소는 지방이며 탄수화물은 유산소, 무산소 운동에 즉시 에너지로 사용되는 영양소이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는 말이 통설적인 상식으로 생각하지만 마라토너가 지쳐서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상태는 단백질이 고갈된 상태가 아니라 체내에 탄수화물이 바닥이 난 상태이며 보디빌딩 선수들이 시합 전 근육은 드러내기 위해 탄수화물 음식을 제한하는데 탄수화물 섭취 없이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선수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므로 밥심이란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장시간의 고된 농사일과 노동을 견딜 수 있는 과학적 해석과 연결이 되는 말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탄수화물은 호흡 기능과 장기능 순환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고 뼈의 윤활유 역할을 하며 체내에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다른 영양소의 원활한 작용에 장애가 생기고 탈모, 불면증, 수분 감소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하루에 적어도 100g 이상은 섭취해야 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그러나 문제는 과도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고 축적되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단백질, 지방, 비타민도 과도한 섭취는 몸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보양 문화가 예로부터 발전한 한국인들은 몸에 좋다면 무조건 먹어야 하고 나쁘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끊어 버리는 잘못된 의학 상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문화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는 이유로 밀가루 음식에 대한 불필요한 경계를 하고 먹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몸매 관리를 하는 젊은 층의 식문화는 탄수화물 음식이 뱃살과 직결되는 금기 음식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일정량 이상의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할 환자가 아니라면 전문가의 조언 없이 의학정보만 믿고 편식을 하면 건강에 이상을 초래하는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내 당뇨환자가 1000만 명이나 된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과도한 칼로리로 인해 성인병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현실에서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직장인들이나 운동이 부족한 사람들이 탄수화물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살이 찌고 혈액이 탁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한국인에게 익숙하고 맛있는 쌀밥과 밀가루 음식을 안 먹고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듯이 적당량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비만, 당뇨, 혈압 등 성인병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은 구분해서 먹어야 할 필요는 반드시 있다.

좋은 탄수화물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운동의 에너지로 사용되며 신체에 활력을 주면서 근육 손실을 막는 탄수화물을 말하는데 정제되지 않은 곡류인 현미와 통밀, 뿌리채소인 비트, 고구마, 당근이 좋고 호박, 브로콜리, 양배추, 상추, 파프리카도 좋은 탄수화물에 해당된다.

반면 나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허기도 빨리 느끼게 하는 음식들을 말하는데 정제된 흰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모두 포함되며 빵, 과자, 국수, 파스타와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시리얼도 나쁜 탄수화물이며 쌀가루로 만든 떡과 전통 한과도 마찬가지이고 가공한 주스는 혈당을 가장 빨리 올린다.

주목해야 할 사항은 우리가 즐겨 먹는 빵과 라면, 케이크, 과자에 함유된 설탕과 지방이 문제가 되는데 공장에서 제조하는 빵과 과자에는 지방 중에도 가장 나쁜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빵은 유난히 달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이것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들어온 제과 문화와 관련이 깊은데 빵이 주식인 서양에 비하면 한국과 일본의 빵은 대부분 달다.

특히 단짠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는 어떤 음식이든 달아야 맛이 있기 때문에 설탕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전통 한식을 좋아하는 어르신들과는 큰 차이가 나는 레시피가 21세기의 음식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좋은 탄수화물 역시 많이 먹으면 절대 좋지 않은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람들의 식성이 동일할 수는 없고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음식문화의 수준은 나날이 고공행진이다.

고가의 서양 음식도 연예인이 좋아한다면 비싸도 잘 팔리고 최고급 요리를 먹는다는 자체를 신분 상승의 과시로 착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서 얘기하듯 음식은 일용할 양식이며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소중한 식량이다.

어르신들은 음식을 절대 남기지 않고 소중하게 대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며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뜻있는 봉사자들이 슈퍼나 시장에서 폐기하기 전 식자재 중에 상태가 좋은 것만 선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위생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많은 기업체의 뷔페식  점심 식사의 손대지 않은 깨끗한 음식들을 수거해서 노숙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리플레이트 (replate)회사도 생겨났으며 리플레이트(replate)

란 이름으로 창업한 한 회사는 여러 기업의 참여를 통해 현재에도 매주 5000명 분의 깨끗한 식사를 기부하고 있다.

이제 곧 추석이고 고향에 부모님 댁을 찾는 한국인의 큰 행사가 시작된다.

명절 때면 항상 고속버스 휴게소 쓰레기통에 부모님이 싸 주신 정성된 음식을 버려 산처럼 쌓여있는 장면을 뉴스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보는 많은 시청자들의 참담한 심정은 공통적이라 단언하고 싶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입맛도 바뀐다 하지만 글로 쓰고 싶지도 않은 불쾌한 장면이다.

부모님이 정성껏 만들어 주신 음식을 그냥 버리는 자식들은 미국의 리플레이트 회사의 음식기부와 같은 문화는 늙어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사랑의 의미도 모른 채 세상을 마감할 족속들이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된다면 잘못된 식습관은 고쳐야 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으며 기후변화와 함께 알 수 없는 바이러스는 계속 출현하고 성인병은 나이를 가라지 고 증가하는데 소중한 음식에 감사를 드리고 음식이란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음식을 먹는 자세도 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기를 좋아하든 채소를 좋아하든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과식하지 않는 적당량의 식사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상을 살면서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은 없을 것이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여유롭지 못한 서민의 소비지출 중 가장 높은 부분이 엥겔 지수이고 지금 지구 반대편에서는 굻어 죽는 많은 어린이들이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말 그대로 과유불급은 우리의 음식문화에 가장 필요한 격언이며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섭취량에 달렸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밥 위에 떡'이라는 우리의 말은 좋은 일에 좋은 일이 겹친다는 뜻이지만 항상 잔치에는 떡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제 곧 추석이다.

햇곡식과 햇과일 최상의 제수용품을 구입해서 차례를 드리고 흩어져 사는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의미가 있는 명절이다.

차례상에 올리는 밥은 전기밥솥이 아닌 직접 지은 솥밥을 올리는 가정이 아직도 많은데 전기밥솥은 1965년 처음 일본과의 기술제휴로 판매되었지만 밥맛이 없어 사라졌다가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던 시대에 이르러서 기술 개발로 대중화되었고 압력 밥솥은 1990년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탄생한 발명품이다.

이처럼 여권 신장과 함께 문화가 바뀌는 현상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지만 인터넷에서는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명절이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느 나라이든 축제는 그 나라의 전통이며 가족과 친구가 모여 전통 음식을 함께 나누고 정과 사랑을 공유하는 즐거운 행사가 축제임은 세계가 동일하다.

젊은 엄마들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당위성은 있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축제인 우리의 명절은 계승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요리하는 남자가 인기 있는 시대이고 남자들도 명절 음식 장만에 을 보탠다면 더욱 즐거운 명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평소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탐식하지 않는 식습관이 생활이 되면 가끔 먹고 싶은 음식을 걱정 없이 즐긴다고 건강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필자도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 음식을 줄이는 편이지만 이번 추석에는 배가 불러도 디저트로 떡과 한과를 맛있게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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