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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an 31. 2023

갈 길을 잃은 양극화

양극화의 실체

햇빛이 비치면 언제나 그늘이 지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양극화는 어느 곳이나 존재한다.

양극화(polarization)란 사회의 중추 세력과 반대되는 세력이 양극으로 분리되고 서로 대립되는 현상을 말하고 지지하는 국민들 또한 교점이 없이 분리되어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대립되는 사회적 갈등을 뜻한다.

경제의 대표적인 양극화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며 부자가 소유한 부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고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밖에 불가피한 현상이라 말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경제의 양극화는 불균형한 구조가 점차 소수의 부가 비대하게 독식의 형태를 나타내고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및 서구 선진국도 이러한 동일한 구조가 갈수록 증가하는 까닭은 사회의 주축이었던 중산층의 감소가 매우 급속하게 진행되고 중산층이 점차 저소득층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상위 1%가 국가 수익의 1/4의 부를 소유하고 국부 40% 가 그들의 자산이다.

2022년 기준 미국 상위 1%의 소득은 25년 전에 비해 18%나 상승했고 중산층의 소득은 감소하다 못해 저소득층로 추락하고 있다.

20세기 자본의 투자가 산업으로 재투자되면서 경제 규모가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는 경제의 순환이 시대와 함께 변모하기 시작했으며 21세기에 이르러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었고 예전의 경제가 다면 경제로 전환하게 된 연유가 불평등의 구조를 피라미드 형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현대는 중산층의 극심한 감소 현상으로 피라미드 형에서 모래시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사회 전반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고학력자와 전문 직업인, 숙련된 기술직 종사자들이 버는 소득만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하던 중산층이 경제 변화에 따라 설자리 점차 감소하는 현상이 증가했으며 자동화 시스템의 교체로 인해 노동력 또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21세기의 자본의 투자가 금융업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늘어나고 소수 자본가의 이윤이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일자리 감소에 큰 몫을 하게 되었다.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가 이렇게 진행되면 저소득층으로 몰락한 중산층은 미래가 불투명하고 어제와 다른 현실에서 오는 좌절감, 무기력한 패배주의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 지속된다.

저소득층은 특히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적 고비가 닥치면 사회적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위화감과 적대심이 표출되며 사람들의 무기력한 일상의 의욕상실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내일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비트 코인, 암호화 화패, 영끌 투자와 같은 한탕주의가 성행하고 열심히 세금을 납부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를 획득한 사람까지 적으로 간주하는 인지적 오류가 발생하며 양극화 현상은 심화된다.

양극화 현상의 지속은 사회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명문대와 지방대의 학력 양극화와 전문직과 노동자, 사무직과 제조업 종사자 및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갈등에서 마찰로 나타나며 사회적 분열은 집단 이기주의로 확산된다.

가진 자를 적대시하고 적으로 만들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 난무하며 노동자의 불만이 물결을 이루면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경제는 안정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양극화(polarization)의 본질이다.

사회적 혼란은 곧바로 정치권의 대립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함수관계이므로 정치 진영의 마찰은 심화되고 근시안적 포퓰리즘이 고개를 든다.

미국 국회 의사당을 무력으로 점령했던 트럼피즘(trumpism)의 난동과 같은 폭력 사태가 발생하게 되고 해결책이 없는 정책이 난무하지만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는 국제 질서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으므로 강력한 법안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상징적으로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대립에서 일어나는 사태가 양극화라고 생각하지만 양극화의 핵심은 이데올로기적 사상의 대립이 결코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 대립은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했고 권력을 위한 마찰은 역사와 함께 사라지지 않는 필연적인 사실이지만 어려운 경제가 장기간 계속되고 생활이 힘들어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때문에 힘겨운 시기를 견뎌낸 예전의 기성세대에 비하면 인터넷 시대의 투명한 세상은 세계 여러 분야의 신속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의 시야와 사고가 변화되었고 사회 구조의 모순과 경제의 차별은 곧바로 대중의 목소리로 표출되기 때문에 드러난 경제적 문제가 다름 아닌 분열의 핵심이므로 이 시대의 양극화는 결코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총괄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소유의 차이는 확대되고 계층 간의 차별은 신계급을 형성하고 사회는 전문가와 능력 있는 사람들만 필요로 하게 되면서 능력 있는 사람들의 가치는 상승하는 반면 사회의 핵심이던 중산층은 붕괴되고 소외되는 계층은 늘어만 간다.

국제적으로 연동된 글로벌 경제는 언제나 예측이 불가능하고 그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이미 당연한 현상이 되었다.

경제적 차별이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사는 게 힘들어지면 모든 문제는 경제로 집중되지만 특별한 해결 방안이 없을 때 대중은 경제의 불균형을 정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심층적인 문제들이 쌓이고 불만이 고조되면 불안한 대중을 이용하는 정치 세력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약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쏟아지는 정책들은 정치 진영의 마찰만 일으킨 채 집단이기주의는 확산되고 사회는 혼란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상태가 양극화 현상이다.

실질적으로는 먹고살기가 어려운 소득의 불균형과 차별에서 촉발된 갈등을 양극화의 원인으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많은 석학들과 경제 전문가도 양극화의 원인을 분석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만 제시할 뿐 학자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만 시도되는 상황이다.

현재는 어느 나라든 양극화가 발생하면 정부와 경제 전문가도 해법은 제시하지 못한 채 방임만 하는 입장이 현주소이므로 특단의 조치도 불가능한 사태가 양극화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목소리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많아지면 정당의 지지율만 높이고 정치 세력의 배만 불리는 결과만 초래하는 것이 혼돈(chaos)이며 대립의 칼날은 예리해지는 것이 다름 아닌 양극화(polarization)이다.

정권이 바뀌고 시대가 변해도 꼭 같은 반복만 되풀이 되고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양극화의 실체이며 본성이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주변 국가는 몸살을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수출입에 의존하는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빠져나갈 재간이 없다.

돌아 보면 1997년 IMF 금융위기 때 소중한 자산인 금붙이를 서슴없이 내놓았던 국민들의 자발적 희생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초석이 되었지만 오늘날 가뭄이 든 우리네 정서는 이미 덜어 줄 자산마저 말라버렸다.

태안 앞 바다의 유출된 검은 기름을 닦아냈던 국민들의 손길과 코로나 사태 거리 두기 상황에도 무료 급식을 나누어 주던 따뜻한 손길이 무척이나 그리운 겨울이다.


오직 바라는 것은 경제적 재앙만은 닥치지 않기를 신께 간절하게 기도드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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