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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an 24. 2023

공존과 동화

문화의 차이

문화란 법과 질서의 범위 안에서 형성된 생활 양식을 뜻한다.

전통으로 내려온 관습과 종교적 영향, 사회를 지배하는 사상을 통해 보편화된 생활 방식을 말하고 소속된 사회에서 일반화된 가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로 부터 사람들에 의해 전통이 되고 세습된 생활 패턴을 문화라 말할 수 있으며 문화는 진화하고 발전하는 특성이 있는 반면 배타적이고 융화가 되지 않는 특징도 있다.

누구나 익숙해진 문화권에서 벗어나면 다른 문화와 접촉할 때 크든 작든 문화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충격이 신선하고 긍정적인 것이라면 다른 문화도 받아들여지지만 그 충격이 부정적이고 이질적으로 나타나면 그 문화는 외면당하고 배척될 수밖에 없는 것이 문화적 갈등이다.

그러나 요즘은 국경이 없는 다변화된 문화가 한 나라 안에서 공존하고 교집합이 없는 문화는 교류가 없고  이해할 수 없어도 그냥 공존 자체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문화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사회가 그렇고 서구 선진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문화적 차별은 인종차별만큼이나 경계가 심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 거주하는 외국인이 200만 명에 이르고 외국인 노동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별은 곧바로 인종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 예로 가난한 나라에서 이주한 가정은 '다문화 가정'이라는 확실한 구분을 두지만 미국이나 영국, 서구 유럽 선진국 시민과 결혼한 가정은 '국제 커플'이라 부르고 그렇게 인식하는 현상을 말할 수 있다.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을 그대로 드러낸 문화적 분류이자 문화적 모순이 아닐 수 없지만 공존이라는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차별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듯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다른 나라에 살더라도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환경이 변해도 자신들의 생활 양식은 고수한다는 것은 미국에 차이나타운은 어느 도시에나 존재하고 리틀 도쿄도 있으며 뉴욕에는 우범 지역이었던 Health kichen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타운이 있다.

코리아 타운은 한국 이민자들이 만든 250만명이 넘는 미국 안의 또 다른 사회이다.

이처럼 소속된 사회 안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는 존재하고 자신과 다른 문화도 존중해야 하는 시대가 오늘날 지구촌의 모습이다.

국가 간의 문화가 다를 수밖에 없는 원인은 우선 DNA 가 다르고 유전적 특징에 의해 성향도 차이가 난다.

그리고 후천적으로 환경에 따라 생활 양식이 다르며 서로 다른 종교의 영향이 후천적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몇 세기에 거쳐 정착된 법과 정치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런 사유로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이 하나의 국적으로 살지만 고유한 자신들의 문화를 고수하며 공동체를 이룬다.

1920년대 미국은 중국인의 이민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당시 미국 서부의 중국인의 분포가 이민자 중 90%에 이를 정도로 많았던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는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백인들이 싫어했던 원인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인들은 자기들의 고유한 음식만 먹고 일을 할 때의 복장과 모자도 중국 전통 스타일을 고집했으며 건축 양식 또한 기와로 지붕을 덮는 중국 전통 가옥을 짓고 살았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이 없고 지금도 LA 할리우드의 유명 관광지인 차이니스 극장은 중국 전통 양식 건물이 입구에 버티고 서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과 서독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독일의 가장 큰 장애로 등장한 것은 사회주의에 익숙한 동독의 국민들이 자본주의의 경쟁 구조를 이해 못 하는 게 문제였고 열심히 일을 한 만큼 몫이 커지는 경제를 소화하지 못하는 까닭이었다.

이런 현상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폴란드,헝가리 외에 사회주의 국가였던 유럽의 나라에서도 공통된 현상이었으며 자발적 노력을 하지 않는 그들이 문화가 바뀌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지만 자본주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적인 특징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사람의 생활 방식은 기후와 환경에 따라 생산되는 양식이 다르고 당연히 음식 문화도 다르며 거주하는 집의 형태도 다르다.

기온에 따라 입는 옷도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를 수밖에 없듯이 환경 여건에 의한 의식주의 특징은 그대로 문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익숙하고 길들여진 생활 방식은 환경이 바뀌고 국적이 바뀌어도 존속하는 것이며 생활에서 곧바로 나타나는 문화는 쉽게 동화될 수 없는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환경적인 강한 특징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지역적 특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노르웨이 바이킹의 후손들은 유난히 키가 크고 골격이 크다.

노르웨이뿐 아니라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크고 장대한 원인은 DNA의 특징 때문이지만 꼭 같은 종자의 동식물도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성장하면 평균 2배 가까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학자들에 의해 발표된 적이 있다.

이처럼 환경에 의해 정착된 고유한 특성은 국적과 지역이 바뀌어도 고착된 문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문화적 갈등과 마찰은 인류에게 필연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

한국도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차이를 대표적인 세대 차이라 말할 수 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로 구분되는 문화는 쉽게 융합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시각으로는 신세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시대에 따른 특징과 변화 보다 기성세대의 정서가 젊은 사람들의 정서와 다르기 때문이며 신세대가 기성세대의 문화를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정서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가족 개념의 변화와 나 홀로 가정이 증가하는 원인도 있지만 인터넷의 등장이 문화의 변화에 속도를 더 했고 팽배한 개인주의가 당연한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세대 간의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개성과 자유라는 명분에 의해 형성된 문화는 세대 차이가 아니더라도 공동체 의식을 수몰시켰고 한국의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 역시 차별화된 문화를 양성하는데 큰 몫을 했다.

정서의 변화로 촉발된 문화적 갈등은 또 다른 문화를 양산했고 새로운 문화는 그릇된 것이어도 유행을 만들고 문화적 차이를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와 같은 갈등의 시작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모순에서 비롯되었다.

일류만을 지향하는 사고방식, 이익만이 최고라는 자본주의의 폐단, 우리보다 나만을 위한 만연한 이기주의가 이 시대의 갈등이 되었고 그 영향으로 생성된 문화는 당연히 기성세대의 탓이며 변화를 위한 책임도 기성세대의 몫이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의 문화를 답습하고 단지 편익만을 추구했을 뿐 근본적 문화의 갈등의 책임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새로운 문화라 해도 개성과 자유라는 명분은 사회의 규범과 질서에서 벗어나서는 안되고 사회가 용인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유행이고 올바른 문화이다.

서로 다른 문화가 동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관념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며 변화를 수용해야 할 필요를 인식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문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시작은 나에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과 수용을 위한 겸허한 자세가 갖춰진다면 공존을 위한 조화는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문화에 동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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