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승리하자 세계는 벌써부터 긴장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미국과 교류하는 모든 나라와 특히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 협정을 맺은 나라들은 비상이 걸렸고 2기 정권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의 한마디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며칠 전 트럼프 당선인은 1918년 FTA가 체결된 캐나다와 1992년 FTA가 체결된 멕시코에 30% 가 넘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고 미국과의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도 대책을 논의하는 경제전문가들의 토론이 자주 방송되고 있다. 트럼프는 2024년 10월 15일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관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담을 진행한 블룸버그 뉴스 편집장은 관세 부과가 수입품 가격을 올려 결국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지적하자 트럼프는 "관세를 높이면 기업이 미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더 커진다."라고 말했으며 이어 "보편 관세를 10%만 부과해도 미국의 연방 부채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 중심의 보호 무역조치를 강행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로 예상되는데 작년 2023년 한국은 미국으로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이 444억 달러로 큰 흑자를 이뤘고 2024년 10월에 벌써 이 같은 수준을 나타냈으므로 금년 말의 대미 수출은 더욱 흑자를 이룰 것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미국의 수출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후보 때부터 장담했으며 동맹국에도 보편 관세를 10% 이상 부과할 것이라고 방송을 통해 반복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대미 수출에서 반도체와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고 바이든 정부에서는 외국 기업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 반도체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인 IRA법과 세금 혜택 CHIPS 법을 제공했지만 트럼프 정권에서는 이런 혜택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에 진출한 삼성과 우리 기업은 앞으로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라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므로 전기 자동차와 2차 전지 생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실시되므로 미국 및 한국 전기차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그리고 지난 1차 정권에서 중국과 무역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트럼프가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은 한시적으로 반사 이익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해외 여러 나라로 중국 상품들을 무제한 방출하면 결국 상품의 가격 경쟁률이 떨어져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은 무엇 보다 방위비에 대한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며 트럼프 1기 때부터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워낙 강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의 Yes man이었던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이번 정권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다음 정권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제안을 했었고 트럼프는 그의 제안에 동의했다는 회의 기록이 있다. 한미 관계를 주시하는 외교부 관계자들과 정부는 그때의 회의 내용을 기억하며 이번 2기 정권에서 트럼프가 정말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당선이 되고 나서 일본 보다 먼저 한국에 전화를 했고 감사 인사와 함께 한국 조선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는 중국이 군함 건조 능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숫자 상으로 미국의 군함 건조량을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한국에서 미군의 군함을 건조, 수리하는 것이 미국에겐 큰 이익이 되고 한국은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업 인프라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그리고 평택 미군기지는 규모상으로 세계 최대이므로 미국 정부가 언젠가는 철수할 계획이 있었다면 평택과 같은 중소 도시 수준의 거대한 미군기지를 건설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미사일 공격을 하기 적합한 위치가 한국이므로 방위비를 인상하더라도 트럼프 2기 정권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시기에 한국은 조선업을 히든카드로 방위비 협상에서 유리한 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손해 보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비즈니스맨 출신의 성향이 그의 1기 정권 때에도 변함없이 드러나는 점을 감안하면 Give something, get something.(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다)에 익숙한 트럼프의 성향을 이용하면 방위비 협상에서 유리하게 승부를 볼 수 있다.
이번 트럼프 2기에서는 America First로 고립주의 정책을 강하게 펼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유럽을 극도로 싫어하는 청교도들이 신대륙으로 이주해서 건설한 나라이며 유럽 대륙의 정세에 관심이 없는 자국 중심의 나라였다.
세계정세에 최초로 개입한 대통령은 1893년 스페인과 전쟁을 벌인 윌리엄 매켄리 대통령이었으며 보호무역으로 관세를 크게 부과했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2차 대전에 가장 늦게 참전한 나라가 미국이었으며 2차 대전 중에는 무기 산업에 박차를 가해 군수공장을 3교대로 24시간 가동하면서 무기 수출로 큰돈을 벌어들인 나라이다. 이민자들이 건설한 나라가 미국이지만 미국은 건국 때부터 청교도 백인들이 신대륙에서 건설한 나라이고 1882년 체스터 아더 대통령은 '중국인 배제법'을 만들어 중국인 이민을 금지했고 1924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존슨 리드법(아시아인 이민 금지법)을 만들었으며 1980년 카터 대통령은 이란인에게 발급된 비자도 한시적으로 무효로 만든 적이 있다. 지난 트럼프 1기 때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한 적도 있기 때문에 이번 트럼프 2기 정권에서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문제는 확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원정 출산한 아기에게도 부여하는 시민권 제도도 없애겠다는 주장을 최근 방송을 통해 말했다.
하지만 시민권 문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민법 개정을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의 결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원정 출산이어도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시민권을 주고 안 주고는 트럼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관세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의한 권한이므로 관세를 매기는 것은 대통령 마음이다.
트럼프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미국 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로 알려졌다.
맥킨리 대통령은 1898년 스페인과의 100일간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필리핀 마닐라와 푸에르토리코를 점령했고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관세를 인상한 인물로 아직도 많은 미국인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강행하려는 정책이 매킨리 대통령을 본받은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에 불리했던 보호무역은 트럼프 정권 이후에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고장기적으로 무역수지에서 미국에 불이익이 발생하면 트럼프의 보호무역은 성격을 달리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처음 매스컴을 통해 등장할 때 대부분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 기업에서 근무했던 필자도 그가 누군지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자주 방송에 출연하자 친구에게 물어봤지만 친구들도몰랐다. 가끔 미인대회와 프로 레슬링에서 얼굴을 보게 되면서 그가 부동산으로 큰돈을 번 사업가 정도로만 알게 되었고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라 인터넷 검색도 하지 않았으며 그냥 TV에서 보게 되면 돈이 많은 작자니까 시장이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려고 방송에 자주 나오는구나 하고 생각했고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토크쇼를 진행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더니 점차 인지도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고 여론 조사와 인기율까지 상승하면서 결국 대통령 후로로 지명되었다. 당시 미국 사회는 러스트 벨트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경제의 추이가 금융업으로 바뀌는 상황이었으며 중산층의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 정부는 GNP 상승에만 매진했고 모기지 제한을 완화했으며 은행은 신용 거래의 실적만으로 대출을 해 주었다. 이어 빚을 빚으로 갚는 사람들이 증가하더니 결국 2008년 미국은 금융위기가 일어났다.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고 모기지 대출을 못 갚고 월세를 못내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7년밖에 안 된 때여서 무엇 보다 미국인의 단합과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였다. 금융위기 이후 그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실망한 상태였고 기존 미국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때 마침 트럼프 후보가 등장해 America First를 외쳤고 911 테러 이후 아랍인에 대한 증오가 식지 않은 상태에서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으며 노동자들에게 어필하는 유세가 러스트벨트(피츠버그, 클리블렌드, 디트로이트 등의 공업지역)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또한 트럼프는 친환경운동 재생에너지 생산에 반대를 했는데 환경오염을 줄이려면 우선 공장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래저래 믿을 인간 하나도 없다는 마음에서 이번에 한번 바꿔보자는 심리가 미국 국민에게 작용했고 결국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현직 대통령 재임 기간에 천재지변이 일어나 후속 조치가 미흡하거나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창궐, 인플레이션, 실업률등이 계속되면 국민들은 모두 정부 탓을 하고 현 정권에 등을 돌리는 법이다.
과거도 현재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도 반복될 역사의 흐름이다.
박빙이 계속되는 선거에서 미국인들은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 대신 트럼프를 다시 선택했고트럼프는 다시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트럼프의 강한 주장은 미국 노동자에겐 득표를 얻을 수 있었으나 정작 노동력의 감소는 미국 기업들이 땅 값이 싸고 임금이 싼 동남아시아 및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 때문이며 미국 경제의 추이가 제조업에서 돈 놓고 돈 먹는 금융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에서 3D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불법이민자들이 대부분인데 그들을 강제로 추방하면 미국 노동시장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은 벌써부터 시작도 하지 않은 트럼프 2기 정권에 대해 말도 많고 추측도 난무하지만 그런 상황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끔 좌파 성향의 정치인이나 유명 강사들은 한국이 미국의 축소판이며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답습하는 나라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자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반미를 외치는 종북 세력에서 나오는 소리일 뿐 글로벌 경제, 투명한 인터넷 세상에는 적용되지 않는 주장이며 세계 경제의 질서를 망각한 발언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 북경에도 맥도널드가 영업하고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도 나이키를 신고 아프리카 모든 나라마다 스타벅스가 영업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으며어느 나라나 각국의 전통 음식에 코카콜라를 함께 마시고 허쉬 초콜릿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BTS가 세계 최고의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했기 때문이며 한국 및 지구촌 사람들은 할리우드 개봉작을 같은 날 보고 지구 반대편 뉴스도 실시간으로 보는 시대이다.
문화의 대중적 기류의 선택은 국민의 몫이고 한국의 국방은 동맹국인 미국에의존하며 한국 수출은 미국에서 가장 큰돈을 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