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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던 2024년

한 해의 마감

by Paul

한 해가 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쁘게 살았던 2024년이 과거로 묻힐 채비를 마쳤다.


먼저 한 해를 돌아보며 큰 탈 없이 지나게 해 주신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가족 모두 건강에 이상은 없었고 주위 사람들과 불화 또한 없었다.


고물가가 지속돼도 변함없이 일상을 보낼 수 있었던 한 해에 거듭 감사를 드릴 따름이다.


시간은 모든 만남과 사연을 품고 가지만 이제 과거가 될 2024년에 아쉬움과 미련은 남지 않았다.


그동안 50 중반의 고개를 넘기까지 한 포기 아쉬움도 미련도 없진 않겠으나 과거를 한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고 모든 게 내 탓이라 여기면 자신을 결코 책망하진 않으리라.


인생의 여정에서 중간쯤 지난 것은 단지 시간의 척도일 뿐 앞으로 주어진 시간을 인간은 가늠하지 못한다.


40대 이후로 나이가 든다는 게 좋았던 사유는 점차 상향되는 안목 때문이며 그 안목은 다름 아닌 지적 진화가 아니었나 사료된다.


진화된 감각으로 즐기는 인생의 묘미는 젊은 날, 모진 시간의 대가이고 오르막 내리막을 숱하게 겪었던 지난 경험들이 만들어낸 가치였다.


그나마 중년의 고개에서 느끼는 진정한 삶의 가치는 결코 타인의 평가와 비교의 순위가 아닌 나 자신의 만족이며 의식했다면 타인의 시선이 항상 온화했던 사유가 내 자신의 만족에 공감했음이라 여긴다.


사노라면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지만 힘겨운 고통은 성숙을 위한 과정이므로 진통을 통해 결실은 생성되는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이르지 않다는 것이 애석할 수 있겠지만 삶의 진면목을 알기까지 청춘의 에너지를 태워야 하고 그 에너지가 소진될 즈음에야 비로소 인생의 가치를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몸의 노화가 시작될 때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끼는 것은 안타까워도 세상 그 무엇도 노력 없는 대가는 없는 법이다.


한해를 마감하며 내게 따스한 정과 사랑을 나눠주신 모든 분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이제 2024년은 과거로 묻히나 새해의 밝은 해는 어김없이 떠오를 것이다.


다가올 새해가 보다 낫기를 바란다면 과욕이라 해도 조금은 행복의 시간이 금년보다 많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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