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드림을 주제로 이민생활의 모습을 그린 전형적인 미국 영화와 내용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 영화이다.
비단 한인사회에 국한된 이민가족의 실상은 아니지만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의 차이와 1970년대 가난한 이민자들의 적응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구성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이민가정의 공통적인 문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다. 엄마, 아빠는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자녀를 돌볼 겨를이 없고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서 학교를 다니는 자녀들은 동양인의 외모 때문에 학교에서 소외되기 쉽고 예민한 감성에 상처를 받는 상황도 빈번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한 나이에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 없이 또래 친구들과 그 나라의 환경의 영향을 흡수하게 되면 민감한 아동기의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미국 문화에 동화되며 부모의 세대와는 문화적인 괴리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낯가림하는 데이비드의 모습은 내성적인 이민 자녀의 단면을 나타낸다.
할머니에게 화투를 배운 데이비드는 미국 친구와 화투놀이를 하고 한국 할머니와의 갈등이 전개되며 전통적 훈육의 회초리가 등장한다.
부모를 이해하고 아픈 동생을 위하는 큰딸 앤의 의젓함은 이민가정의 착한 자식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낸 부분이기도 하다.
농장주로 성공해 아메리카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모습은 이민 1세대가 미국에서 정착하는 실상을 그대로 연출했고
실제로 성공한 교포 1세대들의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단순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야 했던 생활은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병아리 감별 작업을 부부가 함께 하던 생활고를 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말없이 남편을 지원하던 아내는 자녀들의 의료혜택과 교육을 문제로 도시로 나가기를 원하고 남편과의 갈등을 겪게 되지만 아내의 가장 큰 불만은 도시문화와 차단된 전원생활의 염증이었다. 특히 한국 할머니의 등장은 문화적 이질감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낸 영화의 포인트로 문화적 간극을 메우기 위한 가족들의 노력이 진행되고 손자 데이비드와의 마찰을 시작으로 쉽게 바뀌기 힘든 할머니의 정서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흥미롭다.
동양 할머니의 모습을 연기한 배우 윤여정 씨는 미국 문화에 동화될 수 없는 이민 1세대 할머니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지만 한국인의 시각이 아닌 미국 사회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왜소하고 무지한 동양 할머니의 이미지였다.
미국 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의 관점은 이민사회의 적응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차이를 한국 이민가족을 통해 미국 전체의 이민사회의 실상을 부각한 것으로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상 수상은 미국 정치적 변화의 상황을 강조한 수상이라는 관점으로 주목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은 미국 내 인종과 민족 갈등을 강하게 유발했고 세계 여론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으로 정권교체와 함께 손상되었던 이민국가의 정서를 위로하는 정치적 영향이 반영된 시각도 있다는 관점은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할리우드에서 문화적 영향력이 막대한 미국 대표 배우 브래드 피트의 영화 제작과도 연관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윤여정 배우의 수상은 미국 정치적 문화적 변화의 혜택으로 얻어진 상징적 수상은 결코 아니다.
윤여정 배우의 연기는 강한 생명력이 의미하는 미나리라는 소재와 함께 동양 할머니의 진솔한 모습을 엉클 샘(Uncle Sam)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한국 어머니를 대변하는 기라성 같은 최고의 다른 배우가 캐스팅되어도 윤여정 배우의 작고 왜소한 동양 할머니 역할은 아무도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에게 각인되었던 세련되고 도도한 배우 윤여정의 모습은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영화 속의 연기였지만 오스카 시상식에서 그녀의 세련된 모습과 언변은 수상 소감을 통해 거침없이 발휘되었다.
그녀의 오스카 수상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색된 경제로 힘들고 각박했던 한국인에게 선사한 기쁜 선물이었고
배우 윤여정은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준 최고의 예술가이다.
진심으로 배우 윤여정 씨에게 찬사와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