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정치, 경제의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문화이며 대중의 정서는 물론 시대의 흐름과 함께 유행을 창조하고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문화이다.
글로벌 시대의 투명한 인터넷 세상은 국경 없는 지구를 만들었다.
나라마다 전통과 민족 문화의 특색이 있기 마련이지만 하나 된 세계는 독특한 문화의 장벽을 무너트렸고 각국에서 보도되는 새로운 뉴스는 모든 인류의 공통적 화제가 된지도 오래되었다.
연동된 세계의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 문화는 사장될 가능성이 높고 유구한 전통과 민족의 특성으로 대변되는 서로 다른 삶의 방식 또한 여과되고 정제되며 융합하는 시대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과거 젊은 층에 의해 주도되었던 새로운 유행은 세대를 초월한 문화의 트렌드로 다변화되었고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문화 상품과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경제구조에 의한 사회 계층의 차별은 변함이 없다 해도 매스미디어가 전파하는 대중문화의 혜택은 세계가 비슷하고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시대가 만들어 내는 문화의 기류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먹고살기 힘들어도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문화는 변함이 없다는 것으로 빈부를 초월한 공통된 대중문화는 지구촌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며 동일한 유행은 변함이 없다.
예전에 미국 인기 TV 드라마의 영향으로 맥가이버 헤어스타일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유행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이었고 기성세대는 뒷머리가 길었던 맥가이버 스타일을 기억한다.
예나 지금이나 유행이란 막강하고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특히나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는 사회적 파장이 있다 해도 급속하게 전파되는 것이 유행의 속성이다.
물론 유행과 새로운 문화는 시대를 투영하고 사회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과거 장르로 분류되고 구분되었던 예술의 경계 또한 쉽게 허물 수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유행이다.
예전에는 '문화의 혁명"이라는 표현이 가끔 등장했다. 새로운 문화가 기존의 관습과 교체되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표현한 적절한 용어이며 언제나 새로운 것이 출현하면 효용가치에 따라 흡수되거나외면당하는 것이 문화이고 정착하는 과정에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특성은 부정적일수록 강한 탄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즉 사회가 용인하지 않는 현상도 개성과 표현의자유라는 명분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 인터넷이며 확대의 폭은 세대와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대중예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문화의 트렌드는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대중의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일으킨다.
과거 특정 계층만 소유하던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생활방식은 급속도로 변화했고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보급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 않았으며 공중전화가 거리마다 있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휴대폰 역시 출시되고 대중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경제와 생활수준의 상승에 의한 변화이지만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소비의 증가가 당연한 지출이 된지도 오래됐다.
생활과 문화 수준의 상승은 삶의 질을 향상하지만 언제나 소비패턴의 변화와 연결되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고 대중예술의 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사회의 변화는 대중의 정서와 직결되기 때문에 대중예술은 한마디로 다수의 공통된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대중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대중예술이기도 하다.
요즘 한국은 그야말로 먹방과 트로트의 열풍이다.
TV 방송과 유튜브를 장악한 프로그램은 먹방 아니면 트로트이고 채널을 돌리면 출연자와 진행 과정만 다를 뿐 소재는 먹방과 트로트가 주종을 이루고 유튜브의 인기 프로그램도 어마어마하게 먹어대는 먹방이 조회 수가 가장 높다.
방송사 입장에서 시청률이 높은 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편성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인기가 있어야 하고 유행에 가장 민감한 것이 시청률이라 해도 국민의 정서를 전파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방송의 소재가 먹방과 트로트에만 집중되는 것은 우려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유명 스타가 출연하는 토크쇼에서도 음식이 등장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을 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프로그램도 방송이 되고 있으며 인기 있는 트로트 프로그램은 MC와 출연자 모두 춤을 추고 나이트클럽의 DJ처럼 리듬을 맞추는 진행 스타일을 보다 보면 술만 먹지 않았을 뿐 유흥가의 막장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시청률이 경제적 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에 편향된 문화를 방송사가 주도하는 결과를 낳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방송의 기능이 정서적인 공감대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문화산업의 목적이 경제적 이익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며 상업적 기능이 증가할수록 그와 연결된 방송 사업은 높은 수익을 만드는 반면 방송이 문화적인 폐해와 대중 정서에 편파적인 불균형을 초래하는 현상을 주도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과거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는 창구가 TV와 라디오뿐 일 때에도 이와 같은 편향된 현상은 없었다. 아무리 인기가 있다 해도 대중의 취향이 결코 하나의 장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법이며 오락 프로그램의 소재 또한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중문화의 질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런 현상은 경제가 좋지 않으면 전체적인 음주 소비량이 증가하듯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경제적 위축, 희망이 차단된 현실에서 대중의 카타르시스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공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방송의 역할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진다. 음식문화가 확대되고 전통가요가 유행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사람은 없고 트로트는 한국인의 정서를 그대로 표현한 음악이며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먹방과 트로트가 대중문화의 핵심이 되어서는 안 되고 방송의 소재로 각광받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방송의 역할은 건전한 문화와 교양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개성을 존중하고 유행을 주도하는 미국방송도 검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공정에 어긋난 방송은 법적소송이 끊이지 않는다.
문화는 국가와 국민의 수준을 나타내고 개인의 취향은 인격을 대변하는 법이다.
시대의 주역으로서 막강한 위력을 보유한 방송이 수익만을 앞세워 대중문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며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방송은 공정한 여론과 대중문화의 바로미터가 되어야 하고 경제가 상승하면 그 나라의 문화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세계 11위로 선진국이지만 먹방과 트로트가 한국문화를 대변하는 현실은 자랑할 만한 선진 시민의 문화 수준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