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모들은 자식 서울대학교에 입학시키는 게 공통적인 희망이다.
옛날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몇십 년 전 기성세대에는 천하제일 서울법대란 말이 있었고 프로구단이 생기기 전 연세대와 고려대의 스포츠 중계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있었다.
요즘에는 수능으로 바뀌었지만 대입학력고사와 함께 입시한파는 어김없이 찾아왔고 대입학력고사는 대한민국의 최대 행사 중 하나였다.
시골에서 자식이 서울대에 합격하면 동네 입구에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자식 자랑을 온 동네잔치로 성대하게 거행하던 모습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서울대학 입학률이 서울에만 집중되고 통계에 의하면 서울대 학생 70% 가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이며 학교 수업만으로는 입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 한국 교육의 현주소이지만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몇십 년 전까지 실제로 존재했다.
서울대에만 입학하면 최고의 경사였지만 서울 법대에 입학한다는 것은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꿈의 기회이자 모든 부모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성공이란 개념이 판사, 검사가 상징이자 희망이었고 7수, 8수를 해도 사법고시에 합격만 하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고 믿고 살던 시절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한국은 이미 명문대 입학이 종교가 되었고 시대는 변하고 다양해졌음에도 아직도 변하지 않는 과거의 잔재는 고액과외, 입시 특혜, 특별 전형 등의 비리를 생산하는 동력이 되었다.
전국에 대학은 많이 늘어났지만 지방대학은 학생이 없어 문을 닫을 지경이고 지방대학 출신은 대기업에 입사 원서를 낼 엄두도 못 낸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시절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의 교육열의 실상은 균형을 잃은 지 오래되었으며 4차 산업의 물결과 함께 명문대 입학은 부의 상징으로 변질되고 있다.
공부를 잘해도 돈 있는 부모의 후원이 없다면 진학은 불가능하고 힘들게 대학을 입학해서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졸업하면 신용불량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
사회가 인정하는 졸업장이 있다면 특혜와 매관매직은 아직도 존재하고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내로남불의 비리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암암리에 성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현직 핵심인물이 어떤 사건에 개입돼서 털리고 나면 부정입학, 취업비리가 드러나 옷 벗는 뉴스는 심심찮게 보게 된다.
유럽과 중국, 일본에서는 몇 대를 계승하는 가업이 많고 그 가업이 기업으로 성장하고 명품의 인지도를 형성한다.
사회가 원하는 기술과 능력이 전승되며 발전하는 문화가 존중되는 사회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가업도 팽개치고 논 팔고 밭 팔아 자식 명문대에 입학시켜야 하고 판검사 만드는 게 인생의 목적이 된 나라다.
신분상승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한 민족이 한국인이며 명예에 대한 애착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한 까닭은 고난의 역사가 만들어 놓은 민족적 정서라 할 수도 있지만 신분제도에 의해 억눌린 시대의 아픔이 한국에만 존재하는 역사는 결코 아니다.
어찌 보면 성공에 대한 개념이 실속과 실리보다 명예에 집중되는 이유는 옛날부터 과거 급제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었던 관습이 대를 이어 전래된 정서와 관련이 깊고 높은 위치로만 진입을 하면 부와 명예, 권력을 소유할 수 있다는 인지적 오류가 만연한 까닭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대학 입학이 인생을 바꾸는 관문이라면 최고의 성공은 국회로의 입성이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사업에 성공한 지방유지는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시의원, 도의원으로 사전 작업을 하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방송에서 인기를 끌면 너도 나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 되었다.
토크쇼 진행을 하던 유명한 작가도 청와대 수석을 역임했고 중견 국회의원 중에는 아나운서 출신도 많다. 변호사가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면 CF 광고를 찍고 정계에 입문한다.
예전에는 중견 배우들도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영화배우 출신의 정치인은 외국에도 있다.
대한민국 검찰청은 서울대 검찰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인정받는 각계각층의 인재들이 향하는 곳은 여의도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외국도 마찬가지여서 미국 정계와 행정부 인사들의 학력은 눈이 부실 정도이고 민주주의가 정착한 나라이기에 정치인의 자격조건은 최고의 인재로만 한정되고 국민이 원하는 리더의 조건은 무척이나 세심하고 까다롭다.
국민을 대표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인재는 정치색보다 자격과 능력을 중요시하는 사회이므로 학력은 물론 성장과정과 사생활까지 투명해야 하며 당선된 후 측근 인사가 핵심으로 기용되더라도 행정부의 모든 수장의 자격 또한 전문가로서의 모든 조건은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이러한 입문과정은 미국 대학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미국 내 사립 명문대에 입학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힘들고 까다롭다.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학업성적 이외에 Extra Curriculum이라는 봉사활동 기록과 과대표를 몇 번이나 했는지에 합격이 갈리고 심지어 헌혈을 한 적이 없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가 되는 학생도 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West Point)의 입학률은 매년 1/1000이 넘는다.
1990년대 말에 한국계 미국인 학생이 SAT와 학업성적을 미국에서 수석을 하고 하버드 대학에 입학원서를 냈지만 불합격 처리가 되었고 사유는 봉사활동과 헌혈 기록이 없기 때문이었다.
의사이던 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국가 미국은 기부금 입학이 허용되기 때문에 돈만 내면 대학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의 기여입학제(Legacy preferences)는 가족 중에 그 대학을 졸업한 부모가 있는 학생에게 입학 과정에 특혜를 주는 제도로 특혜 기준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기부금 액수와 관계없이 공평하며 전체 학점의 10% 미만의 특혜이다.
입학 성적이 동일한 수준의 학생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이고 공부 못하는 학생이 돈을 많이 기부하면 입학이 가능한 제도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기여입학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미국 대학은 졸업 동문회의 막대한 기부금을 받기 때문에 반대의 여론에도 존재하는 제도이다.
모든 분야에 자격과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이므로 미국에서 정계에 진출하려면 사회에서 엄선한 완벽한 자격을 모두 갖춘 인재만이 정계에 입문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 정치도 바뀌는지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다.
CEO를 경험하는 오락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심지어 미인대회, 프로레슬링 경기까지 나와 생쇼를 하며 자신을 PR 하더니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됐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는 게 어렵고 기존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이 이번에 바꿔 보자는 정서를 틈타 시기적절하게 정권을 잡은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 중 기상천외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자격도 없는 측근 임명을 강행했고 이민자들이 건설한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내쫓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담벼락을 쌓았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미국 보호정책을 시도했지만 미국을 분열시키는 양극화의 원인만 제공하고 결국은 재선에서 패배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평화로운 정권 교체는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고 측근으로의 정권 이양은 독재국가와 사회주의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과거 왕위를 세습하던 시대에 벌어졌던 수많은 혼탁의 정치는 나라를 파국으로 만드는 원인이었고 언제나 왕권강화를 위한 정책과 권력의 유지만이 정치의 목적이자 핵심이었다.
귀족과 사대부의 세력이 막강해 왕권을 주물러도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왕위는 이어졌으며 군주는 존재했다.
시대가 바뀌고 신분제도의 변천과 함께 의회의 기능이 강화된 민주주의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통치를 한다는 국민 참여의 의미가 가장 크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민주주의가 정착됐지만 권력을 위한 치열한 싸움은 수세기 동안 계속되었고 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정권을 위한 정치만이 지속되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권력이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양면적 특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권력이 국민으로 향하면 가장 이상적인 국가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만
권력이 탐욕으로 향한다면 나라를 파국으로 만드는 위험한 무기로 돌변한다.
대표적으로 포퓰리즘으로 시작해 독재로 변질되는 권력의 과정은 국민을 위한 정치의 명분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무상복지, 임금인상, 기본소득 지급이라는 정책을 집행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정당이나 언론, 시민단체 및 자신들과 반대되는 모든 세력을 적으로 규정해 탄압하고 사법부와 행정부, 정보기관을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만든다.
계획경제를 강행하고 기업의 경영을 통제하며 헌법을 자신들의 목표에 맞게 개정하고 정책을 제멋대로 남발한다.
곧 사법질서와 언론의 자유가 무너지고 사회는 분열되며 국가경제가 마비되는 가장 위험한 사태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성군과 폭군의 차이는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선진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서 정권이 바뀌면 조직개편이 선행되어야 행정부의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나 선거 때의 공약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당연하며 수뇌부가 작동하기 전에는 민생을 돌볼 겨를이 없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에 혼란은 있기 마련이고 변화가 적응되는 과정에 진통은 있는 법이다.
그러나 정치는 헌법에 의한 법치제도의 원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고 정책은 합법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정치는 트럼프 행정부 때의 미국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심각하다.
정권의 행보는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고 진영 간의 싸움은 그칠 줄 모른다.
큰 소리만 난무하는 국회에선 권력을 위한 법안만이 바쁘게 만들어지고 모든 행정기구는 정권의 하청 기관이 되었으며 각계각층의 핵심에 전문가는 없고 현 정부의 측근들만 앉아 있다.
경제는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 정책이 쏟아지면 이쪽저쪽 혼란만 가중되고 나라살림 거덜 내는 포퓰리즘은 고속행진이다.
바른 말하던 뉴스 채널도 방송금지 두려워 유화적으로 변했고 정치 토론할 때는 의무적으로 여당 인물 동석해야 한다.
정신건강을 위해 뉴스를 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바른 말하는 언론은 유튜브뿐이다.
정권 말기까지 잘도 참아준 국민들은 지쳐버렸고 과연 정치의 목적은 무엇이며 무슨 이유로 정치를 하는지 분간하지 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하나가 터졌다 잠잠해지면 정치권의 대형 비리는 또다시 뉴스를 도배하고 국민들이 분개해도 조사는 뒤로 미룬 채 이 사건을 어떻게 이용할지 작전 짜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전철에서 엄마들의 대화는 우리가 남편 걱정, 애들 걱정하고 살았지 언제 뉴스 보면서 속 끓인 적 있었냐고 하소연한다.
민심이 고조되면 불안한 게 정권이다 보니 코로나 명분으로 사회 활동을 차단하고 힘없는 서민들을 볼모로 정권 유지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시대가 변하고 경제는 선진국인데 정치는 뒷걸음만 치더니 상식은 사라지고 국민들의 자유는 억압받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을 위해 국민을 외면한 정치는 파국을 면치 못하는 법이다.
지금 정치의 작태는 진보, 보수 모두 서로가 서로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공격하며 법의 빈틈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얻는 집단이 되었으며 양극화된 사회가 그들의 자원이며 정의로 포장한 이기주의가 그들의 무기가 되었다.
과연 권력이 무엇이기에 그 자리를 탐하는지 알 수 없지만 권력의 맛은 어떤 것인지 간이라도 보고 싶다.
국민을 대표하고 정치를 수행하는 자격은 결코 권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부여하는 것이며 민생은 천심이듯 국민의 목소리를 차단하는 권력은 파멸만이 있을 뿐이다.
군사 독재에 대항하며 민주주의를 외치던 목소리가 무슨 연유로 포퓰리스트의 행보를 강행하는지는 국민들이 평가하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정권 말기에 대한민국의 정부라면 유종의 미를 준비해 주시기를 염원해 본다. 마감할 때 마감하더라도 경제는 살려야 국민이 살기 때문이다.
도덕경 17장에는
가장 훌륭한 군주는 백성들에게 그 존재만 알려진 임금이요.
그다음은 백성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임금이고
그다음은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임금이며
가장 좋지 못한 임금은 백성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임금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