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주요 산업이던 옛날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하천이 있고 농경지가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고 철저한 신분제도 때문에 수도권 이동 현상은 없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과거시험의 변화로 평민과 첩의 아들인 서자도 응시자격이 주어지면서 한양에서 과거시험을 보러 사람들이 상경했고 기근이 들자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한양으로 사람들이 무조건 몰려들었던 경우를 제외하면 수도인 한양에는 사대부 양반들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에 신분을 초월한 인구이동은 없었다.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은 산업의 발달에 따라 사람들이 이동하기 때문에 제조업 중심의 산업지역, 농업, 수산업, 관광업 등의 산업 특성에 맞게 인구가 몰리고 그에 따른 인구이동의 차별화가 나타나며 인구수에 의해 부가적인 상업 활동이 증가한다. 그 지역의 평균 수입과 교육 수준에 맞는 문화, 라이프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도시의 형성과정이다.
어느 나라이든 수도권 중심으로 관공서, 기업, 학교가 집중되며 핵심적인 사회기반이 형성되므로 인구밀집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어나는 현상은 세계 어디나 동일하다.
과거 세계사를 보더라도 왕궁이 있는 수도를 중심으로 중앙집권체제가 존재했기 때문에 수도권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고 성주들이 지배하는 지방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었으므로 도시와는 문화적 차이가 많았으며 시장이 있던 지역에 사람이 몰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규모 인구이동은 없었으나 근대 산업혁명 이후 도시집중현상은 활발해졌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특화된 산업 발달에 따라 산업, 농업, 수산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지역 경제가 발전하면 수요에 필요한 인력이 몰리고 지역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되기 때문에 분화된 사회구조는 지역성을 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발생했고 그에 따른 차별된 문화 특징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경우 나라 전체의 균형 있는 성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인구밀집 현상이 있다 해도 분산된 도시의 기능이 사회적 부작용을 흡수했고 Second City(제2의 수도)라는 도시의 기능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분화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국토가 거대하고 산업 발전의 역사가 오래된 이유로 나라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이 역사의 흐름과 시행착오를 통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외국에도 지방과 도시의 문화적 차별은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1960년대 시작된 산업화와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전국적인 개발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개발된 도시로 사람들은 이주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실시된 제2차 국토종합개발계획은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이었으나 대도시 중심으로만 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전국적인 혜택은 없었으며 대도시 쪽으로만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는 정보, 지식, 서비스업이 확대되었고 그에 관한 일자리가 도시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직업을 위한 인구이동이 수도권 집중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교육열이 높은 한국은 학군에 따라 중산층의 이동 현상이 많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어난다. 지역 차별화는 문화적 특성에 따라 소득과 소비의 비율이 달라지므로 교육환경 또한 집중화의 큰 원인이 되며 직업, 교육, 문화의 혜택이 지방보다 서울에 많기 때문에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은 국민들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로 세계에 유래 없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50년 6.25 전쟁 시기를 기준으로 불과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고 20년이 지난 현재는 세계경제 순위 11위까지 올라서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혼란도 많았고 선진국의 경제를 도입하면서 부작용도 많이 발생했으며 한국의 특성에 맞는 발전은 간과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사회는 현대화되었지만 국민의 정서는 선진국 수준을 따르지 못했던 과정이 있었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고 다산 정약용은 유배시절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에 '한양에서 10리 이내의 가까운 곳에서 살아야 하며 도성 안에 들어갈 형편이 되지 않으면 도성 근처에서 살다가 한양으로 옮겨라.'라고 수도 한양에서의 교육과 문화의 혜택을 강조한 내용이 전해진다. 그 정서는 대대로 이어져 한국의 부모들은 재래식 농수산업으로 돈을 벌어 소 팔고 논 팔아 자식을 서울로 유학 보내던 문화는 몇 세대에 걸쳐 이어졌고 서울을 중심으로 학교도 늘어났으며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실제로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포항과 울산을 제외하면 구로공단과 소규모 공장들은 서울 외곽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젊은이들은 서울로 몰려들었다. 정치, 경제, 교육의 발생지가 서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역사는 불과 70년밖에 되지 않았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1일 생활권은 오래전부터 정착됐고 인터넷의 발달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는 지방에서도 충족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 집중 현상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민 전체의 1/5 인구가 수도권에서 산다. 우리나라의 수도권은 서울, 경기, 인천을 말하는데 서울은 땅값이 높고 주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서울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주거하며 출퇴근하는 현상은 서울 인구의 감소에는 영향이 있으나 경기도, 인천을 포함한 한국 수도권의 인구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중앙부처, 행정기구가 지방으로 이전해야 서울 포화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일관적인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2012년 수도권 이전 사업으로 사상 최대의 규모로 세종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현재 세종시는 매물은 없는데도 땅값만 오른 투기지역이 되었고 국회가 이전한다는 소문 때문에 세종시의 부동산 가격은 평균 300%나 올랐으며 개발 호재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혁신도시는 수도권 집중현상의 해소와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정책으로 11개의 공공기관이 충청북도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젊은 층은 고속버스로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서울생활을 포기하지 않았고 중년의 가장들은 일 때문에 혁신도시로 내려갔지만 거주 환경이 좋은 곳에서 가족들은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주말부부는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과 함께 대단위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거대한 신도시가 세워졌지만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이 없어 분양은 되지도 않고 중심지의 상가들도 입주하는 사람이 없어 거리의 보도블록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텅 빈 아파트 단지들이 유령도시가 되고 있다.
출퇴근하는 공무원을 서울로 실어 나르는 버스들의 행렬이 새로 만든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든 현실이 지금 혁신도시의 모습이다.
조선 시대에 왕이 천도를 하면 백성들이 함께 이주했던 과거사는 사극에서나 볼 수 있지 행정기구 옮기고 공무원만 이사 간다고 인구집중현상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공무원이 발령을 받으면 가족이 함께 이주한다는 계산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장시간 출퇴근에 시달리는 사람들만 양산하고 입주민은 없는데 그 지역 땅값만 올려 주는 결과를 낳았다.
어느 나라이건 도시집중현상은 있지만 한국처럼 나라 10%의 토지에 국민 50%가 몰려 사는 서울 공화국과 같은 나라는 없다.
신도시를 건설하고 기업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한다고 해도 남대문에서 장사하던 상인이 인천시장에 가서 장사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아무리 좋은 자리에 멍석을 깔아 줘도 장사꾼이 장사 안 하겠다면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은 대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자본주의의 질서는 경제의 흐름이 혈관처럼 연결된 국제구조이기 때문에 정책의 방향에 따라 경제가 움직일 수 없다.특히 한국경제는 원자재를 수입하고 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판매하는 다면 경제의 나라이고 수출입 의존 비율이 높고 천연자원이 없다.
언제나 변화하는 경제 기류에 맞게 움직이는 기업이 한국을 경제 강대국으로 만든 현실을 국민 모두가 인정해야 하고 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단순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수출이 호황일 때 울산에서는 개도 만원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었다.
공장은 24시간 3교대로 가동했고 울산의 모든 상가도 함께 번창했다. 대기업이 많이 상주했기 때문에 고가 명품은 서울 백화점보다 울산 백화점에 더 많이 유통된다는 통계가 있으며 포항공대는 일류대학이 됐다.
물론 산업화 초기에 정부의 계획과 지원이 울산과 포항을 거대한 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킨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세계의 자본이 국경 없이 넘나들고 다국적 기업이 경제를 만드는 글로벌 시대에는 기업과 공장이 가는 곳에 인구가 모이는 법이므로 정부는 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야 하고 공정과 소득분배를 목적으로 기업 활동에 제동을 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수출을 위해 국제 간의 통로를 연결하는 외교는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고 한국의 실크로드를 주도할 의무는 정부의 역할이다.
나이키 공장이 해외 각국에 있고 초콜릿 공장도 중국에 있으며 전자제품과 패션 명품 브랜드 제조공장은 동남아에 많지만 본사는 미국과 유럽에 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자본 강대국이며 그 자본으로 움직이는 미국과 선진 강대국의 경영기법을 여과 없이 한국에 도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높고 무리수가 많다.
법적인 제약이 많아 경영이 어려워지면 기업은 해외로 탈출구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의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고 법적 규제가 없는 외국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 한국의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일자리는 감소하는 결과가 나온다.
몇 년 전 프랑스의 루이뷔통 회사에 프랑스 정부가 60%가 넘는 세금을 부과하자 루이뷔통 CEO는 스위스로 국적을 옮겼다.
지방대학뿐 아니라 지방 경제가 소멸위기에 처했다. 한정된 정부의 지원으로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한국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서서히 진행된 결과이므로 이미 형성된 대로를 갑자기 차단하고 새로 길을 만들어도 지름길은 없고 시간과 돈만 낭비할 뿐이다.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는 방법은 출퇴근은 없는 인터넷 재택근무가 한국의 모든 일자리로 바뀐다면 가능할지 모를까 특별한 방안은 현재로서는 전무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기업 스스로가 지방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길밖에 해결책은 없지만문제는 쇠락하는 지역으로 기업은 들어서지 않는다.
죽어버린 도시에 정부가 아무리 획기적인 세제혜택과 지원을 제공해도 기업은 유령도시에 눈길 조차 주지 않는 것은 세계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직 지역경제가 마비되지 않았다면 정부는 기업이 자유롭게 기업 활동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규제를 풀고 세제 혜택을 주면 해외로 향하는 기업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선택은 기업의 몫이고 시기적으로 늦은 것은 사실이다.
투자가 없는 사회는 경제성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지만 지식과 기술이 확산되면 지역문화는 상승한다.
수도권 집중현상과 부동산 안정은 경제의 순환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위기의 지방경제를 현실적으로 살리는 길은 지방으로 기업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늦기 전에 해야 한다.
그러나 클러스터(cluster)를 지방에 만드는 것은 정부의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자율적으로 조성된 클러스터(cluste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