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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전히 Mar 28. 2024

내 고집 꺾을 사람은 나니까

 이 글을 저번주에 썼다면 제목은 <고집>이 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나름 두 글자 단어로 제목을 정해왔다. 뭐랄까. 나만의 신념이랄까. 한눈에 읽히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그러나 그런 신념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면 누군가 봐주면 좋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아니라면 혼자 다이어리에 쓰면 그만이니까. 

 처음엔 그런 생각도 들었다. 계속해서 두 글자 단어로만 제목을 올리면 호기심이라도 살 수 있지 않을까. 개뿔이. 달랑 두 글자의 단어로 호기심을 사기엔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힘들 것이다. 당장 나라도 모르는 작가의 제목이 두 글자라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제목부터 재미없어 보이니까. 그래서 나의 고집을 꺾으려 한다. 

 생각해 보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누군가는 나를 신경도 쓰지 않는데 나만 기싸움을 하고 있다거나.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꽂힌 일을 빨리 해결해버려야 한다거나. 항상 쓰던 물건이 조금이라도 다른 곳에 있으면 신경질이 난다거나. 이렇게 피곤하게 사니까 새치가 많은 걸까. 

 뭐 아무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고집을 꺾으려니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어쩌겠나. 이렇게라도 나의 글을 누군가 하나라도 봐준다면 좋을 일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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