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7
기
아침을 먹기 위해 바르를 갔다. 바르 2개가 나란히 붙어있었는데 평이 더 좋은 바르가 문을 닫아 어쩔 수 없이 다른 바르를 가게 되었다. 커피에서 탄 맛이 났고 토르티야는 없었고 사장님은 불친절했다. 그럴 수 있다며 바르를 나와 마트에서 미리 사둔 빵을 먹었다. 세상에. 이렇게 맛없을 수가 있나. 쿰쿰한 냄새에 미끄러운 식감에 잡곡이 말라비틀어진 것 같은 맛이 났다. 그래도 걸어야 하기에 꾸역꾸역 먹었다.
헛 배부른 느낌을 지우기 위해 다음 마을의 작은 슈퍼에서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사 먹었다.
20cm 가까이 되는 크기의 샌드위치였다. 엄청난 인심에 감동한 것도 잠시. 빵이 딱딱했고 너무 커서 결국 다 먹지 못했다.
승
오늘부터 메세타평원을 걷기 시작했다. 메세타 평원은 그늘 없는 광활한 평야를 걸어야 한다. 같은 배경이 10km 넘게 지속되었다. 땡볕 아래 하염없이 걸었다. 보이지 않는 마을을 향해 걷는 건 무척이나 괴로웠다.
전
드디어 숨겨져 있던 마을이 나왔다. 온타나스는 분지 지역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래서 멀리서도 가까이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마을 초입을 들어서야 보였다.
어서 체크인을 하고 씻고 손빨래를 했다. 제대로 된 식사가 하고 싶었다. 오늘은 사립 알베르게를 왔다. 이 마을의 국립 알베르게는 주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시의 슈퍼를 검색했다. 음, 안 뜬다. 작은 식료품점 하나 없다. 이런.
결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다. 레스토랑을 검색했다. 엄청나게 평이 좋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순례자메뉴가 특히나 칭찬 일색이었다. 4시 30분부터 브레이크타임 시작이라 서둘러 갔다.
애피타이저로 동행자는 샐러드를 시켰고 나는 빠에야를 시켰다. 론세스바에스 이후 처음 먹는 순례자 메뉴였다. 샐러드는 본품만큼 나왔고 신선했으며 빠에야 역시 양도 많고 맛있었다. 론세스바에스와 비교했을 때 훨씬 좋았다.
본식은 소고기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질겼지만 이 정도 양 앞에서 고기의 식감을 따지는 건 무례라고 생각이 들었다. 감자튀김을 케첩에 찍어먹고 싶어 달라하자 머스터드와 마요네즈까지 챙겨주셨다. 직원분도 너무 친절했다.
후식으론 나는 치즈케이크, 동행자는 과일을 주문했고 멜론이 나왔다. 무려 10조각이 넘었다. 치즈케이크도 꽤 컸다. 지쳤던 오늘 하루가 보상되었다.
순례길 여정 중 온타나스에 머물게 된다면 DON RODRIGO 이 레스토랑을 꼭 들려보시길 바란다.
<오늘의 기록>
이동 도시 Bugros 5:03 -> Hontanas 13:51
거리 32.9km
걸음 51.851
내일도 부엔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