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9
오늘은 오 세브레이로 가는 날. 갈리시아에 진입했다. 피레네 산맥만큼이나 힘들다고 하던데 나는 피레네 산맥 때 아무렇지 않아서 오늘도 괜찮겠거니 했다가 큰코다쳤다. 아무래도 19km를 한 번에 걷는 날의 여파가 아직까지 있는 것 같다. 허벅지 앞이며 종아리며 다리가 여기저기 고장 난 것처럼 느껴졌다.
체감상 피레네 보다도 경사도 더 가파른 것 같다. 이럴 때는 땅만 보고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 위를 보면 가야 할 거리가 보이기에 금방 지친다. 땅만 보고 가다 보면 당장의 한걸음만 보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줄어든다. 그래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8km 정도가 계속 오르막이니 이 정도면 끝났겠지 싶은데 코너를 돌아 또 있고, 몇 번 돌아도 계속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뒤돌면 높이 올라왔구나 싶어진다.
진짜 다 왔겠지 싶을 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스피커가 있나 싶어 둘러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악소리가 계속 됐다. 점점 선명히 들려오니 그때서야 피리 부는 소리인걸 알아차렸다.
마을 초입에 거리 악사가 있었다. 그의 환영을 뒤로하고 들어선 마을은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아무래도 산 위라서 그런 모양이다. 겨울에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어떨까, 잠시 상상하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겪어보진 않았어도 엄청나게 힘들 것이다.
이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오르막길은 없다고 봐도 된다. 정말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힘내자!
<오늘의 기록>
이동 도시 Villafranca del Bierzo 4:29 -> O Cebreiro 12:40
거리 29.5km (공식 28.4km)
걸음 48.855
내일도 부엔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