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여유

2025.07.28

by 여전히

오늘의 도착지인 비아프랑카는 스페인하숙이란 예능프로그램의 촬영지로 유명한 도시다. 그리고 실제로 이 예능프로그램을 본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순례자들도 더러 있었다. 난 그것을 어제서야 알았다.

사실 나에게 비아프랑카는 다른 의미로 꼭 오고 싶은 도시였다. 처음 순례길을 준비하며 구간 설정을 할 때 각 마을의 특징들을 봤었는데, 비아프랑카의 공공수영장이 계곡이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물놀이가 부쩍 즐거워졌기에 계곡수영이 꼭 해보고 싶었다.

마을에 도착해 알베르게 체크인을 하고 수영복을 갈아입고 물안경과 방수팩까지 야무지게 챙겨 수영장으로 향했다.

색다른 풍경의 수영장에 눈이 즐거웠다.

온도를 체크하기 위해 발을 살짝 담가보았지만 무척이나 차가웠다. 오후 2시였는데 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지 않고 밖에 더 많은지 이해하게 되었다. 수영은 포기하고 발만 담그고 맑은 물을 감상했다. 이럴 때면 오전에 힘들게 걸었던 순간은 싹 잊히고 꼭 여행객이 된 것만 같다. 이런 잠깐의 여유를 누리게 되면 다음날 다시 걸어갈 힘이 생긴다.


<오늘의 기록>

이동 도시 Ponferrada 5:49 -> Villafranca del Bierzo 12:40

거리 24.4km (공식 23.6km)

걸음 38.636

내일도 부엔까미노.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24화왜 19km를 쉬지도 않고 걸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