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살아가다3
인터넷 광고에나 나올법한 자극적인 수치다. 내게 일어난 변화라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근무하는 학교에서 첫 보직을 맡게 되었다. 신규 임용이 되고 작년까지 담임을 맡아서 내게 주어진 학급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경력이 쌓이고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보직교사의 자리. 그것도 나까지 18명의 교사가 속한 한 과정의 부장을 맡게 되었다. 1학기는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하여 이것저것 물어가며 찾아가며 연구하며 정신없이 보냈다. 3~6월을 보내고 이제는 조금 생각할 여유가 생겼던 걸까? 2학기를 잘 보내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느꼈다. 더구나 내가 속한 부서는 10월 한 달간 야근을 하지 않으면 준비할 수 없는 매우 비중이 큰 업무가 11월에 기다기고 있어서 더욱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 6월이 끝날 무렵 섬세한 계획 없이 운동을 시작하였다. 헬스장에서 신을 신발과 가방, 야외에서 워킹과 런닝에 필요한 신발, 매일 갈아입을 운동복 3벌, 음악을 듣기 위한 블루투스 이어폰. 이것이 준비의 모든 것이었다.
운동 계획은 간단했다.
1. 매일 할 것 - 주 3,4회 권장이라고는 하는데 습관이 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포기할 수 있어서 밥을 거를 수 없듯이 매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2. 보조 약은 필요없다 - 시중의 여러 보조 약품들이 있어서 운동을 하면서 복용하면 효과가 있을 거라 들었지만 순수하게 운동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싶었다.
3. 식단 조절은 간단히 - 먹는 즐거움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다만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늦은 시간에 섭취는 되도록 피했다.
위 세 가지의 계획을 세우고 운동을 시작했다. 아들이 사놓고 쓰지 않는 스마트워치를 사용해서 기록하며 누적된 데이터를 보는 것은 동기부여도 되고 재미도 있었다.
운동 방법 또한 간단했다.
1. 하루 근력 운동 1시간 - 헬스장에서 전신 근력운동 1시간을 한다. 계획적으로 몸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기에 중량은 무리 없는 정도로 설정하고 몸의 모든 부위에 자극을 줄 수 있도록 했다.
2. 하루 유산소 운동 1시간 - 동네 주변의 런닝 코스를 정하고 30분 걷고, 10분 뛰고, 20분 걸으며 마무리. 시간이 지날수록 뛰는 시간이 늘어났다.
3. 등산 - 가끔 등산을 갈 수 있는 일정이 생겼다. 운동을 해야 하는 내게는 너무 좋은 기회. 3~4시간의 유산소 운동과 하체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이렇게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사라는 직업 특성상 퇴근 시간이 타 직장인에 비해 빠르다는 것과 중간에 방학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신체의 변화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는 너무 많았다. 먼저 수면의 질이 좋아졌고(수면 시간이 길지 않아도 개운함을 느꼈다.), 쉽게 지치지 않았다. 또한 면역력이 키워졌는지 감기 등의 잔병이 없어졌다. 제일 중요한 건 삶에 생기가 넘치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더욱 많아졌다. 11월의 거대한 업무가 지나가고 이제는 운동을 삶의 한 부분으로 편입시키고자 한다. 넓은 공원을 느린 페이스로 매일 같이 뛰는 멋진 노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