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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방학

이제 폭풍의 그날이 다가오는구나!

by 하이브라운

지금 이 시기.

2월 마지막 주.

교사들에게 오만가지 생각을 주는 혼란의 시기다.

막상 3월 초에 학기가 시작되면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간다.

걱정, 근심, 초조함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2월 마지막 주가 힘들고, 때론 3월이 빨리 왔으면 한다.


보직교사(부장교사)를 맡고, 그것도 한 과정의 부장을 맡아서

방학 중에 출근하는 일이 많다.

우리 학교는 매우 오래되었다.

처음 인가된 학급 수보다 지금의 학급 수는 두 배가 넘게 늘었다.

그러하여 학급을 만들 빈 공간이 없다.

특별실을 없애거나 통합하여 빈 공간을 확보하고 학급을 설치한다.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가정에서의 이사와 다르게 매우 귀찮은 과정을 거친다.

학급이나 특별실마다 물품 책임자가 따로 있어 이전에 따른 결재를 받아야 하고,

물품 정리, 가구와 교재교구 확보, 배치 및 정리까지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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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를 준비하는 교실과 교무실

오늘은 이사를 위해 출근을 했다.

내가 맡은 과정의 선생님들이 사용할 좋은 책상과 서랍장, 그리고 학생들이 사용할

책상과 의자, 교구장 등을 타 과정 부장님들의 협조를 구하여 확보했다.

지금까지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무실과 학급에 세팅되어 있는 자리, 가구들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 누군가의 노고가 있었겠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보직교사를 맡으며, 그동안 내가 받았던 배려를 이제는 베풀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인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출근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일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만, 지난 날에 감사를 표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음을 느낀다.

누군가의 손을 거치고, 땀을 거쳐 내가 살아가고

나의 손과 땀을 거쳐 누군가 조금은 편히 살아가겠지.


항상 감사가 넘쳐야 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2025학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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